내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여전… ‘문태곤 출입금지’ 지역민심까지 싸늘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안팎으로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뉴시스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이 안팎으로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내부기강 확립, 지역사회와의 소통 강화 등 중책을 안고 취임했던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의 리더십에 물음표가 붙고 있다. 내부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여전히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을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는 ‘문태곤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을 정도로 여론이 악화된 모습이다.

강원랜드가 지난해 8월 27일부터 9월 14일까지 실시한 내부 종합감사 결과에는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실태를 확인할 수 있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감사결과 보고서는 지난 3일 알리오를 통해 공시됐다.

먼저, 사설외국어 학원비 지원과 관련해 명확한 증빙 절차를 누락하거나, 심지어 자녀가 학습한 내역을 신청해 부당 수급하는 경우가 적발됐다. 또한 사내동호회 활동지원금이 동호회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쓰이거나, 활동 결과보고서가 부실한 사례도 확인됐다.

뿐만 아니다. 급여 수령을 목적으로 휴직 사유를 변경하는 의심사례가 포착되는가 하면, 사택이 장기간 비어있음에도 별다른 운영계획 없이 특정 직원에게 불합리하게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택용 운동기구를 구매하면서 집기 비품항목으로 처리한 점 또한 적발됐다.

앞서 지난달 공시된 내부감사 결과보고서에는 한 파트장이 부서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욕설을 하며 갑질을 일삼고, 특히 식품위생 기준을 위반하도록 부당지시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 같은 적발 내용이 중대한 사안은 아니다. 하지만 해이한 내부기강을 확인시켜 준다. 국민혈세를 토대로 설립돼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운영하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강원랜드라는 점에서 더욱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러한 실태는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의 리더십에도 의문부호가 붙게 한다. 2017년 12월 취임한 문태곤 사장은 감사원 출신으로서 내부기강 확립이라는 중책을 부여받았다. 각종 비리와 논란이 끊이지 않던 강원랜드의 잔혹사를 끊어줄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실제 문태곤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아무리 외형적 급성장을 이루고 국가·사회에 재정적 기여를 했더라도 내부의 잘못된 관습을 혁파하지 못하면 기업으로서 존재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이 오늘날 사회 분위기이고 국민 인식”이라고 강조했으며 부정채용된 직원들을 채용 취소하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크고 작은 도덕적 해이 실태가 속속 드러나면서 문태곤 사장의 내부기강 확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태곤 사장의 아쉬운 행보는 대외적인 측면에서도 이어진다. 최근 강원랜드가 위치한 강원도 정선 지역사회에서는 ‘문태곤 출입금지’, ‘문사또 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각 상점과 곳곳에 붙었다. ‘고한사북남면신동 지역 살리기 공동추진위원회’가 주도한 이 같은 집단행동엔 무려 600여곳의 업소가 동참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사회 민심이 문태곤 사장에게 등을 돌린 이유는 각종 현안 해결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역주민들을 고용하는 협력업체 비정규직 문제와 카지노 폐장시간 변경 문제 등에서 지역사회를 존중하지 않고 불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문태곤 사장은 역시 취임사를 통해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하며 ‘집사광익(集思廣益)’이란 고사성어를 인용한 바 있다. 여러 사람의 생각을 모아 더 큰 효과와 이익을 얻는다는 의미다. 하지만 ‘문태곤 출입금지’가 곳곳에 내걸린 정선의 풍경은 이와 정반대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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