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최수진 기자] 지난 3일 스마트폰을 통한 5G 상용화가 시작됐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5G’라는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그런데, 이 같은 상황에서 통신사 간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특히, 정부가 강조한 ‘요금 및 서비스’ 경쟁은 사실상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분위기다. 

통신3사가 분주하다. ‘5G 상용화’로 인해서다. 앞서 통신3사는 3일 오후 11시에 5G 서비스를 시작한 바 있다. 이날 SK텔레콤은 서울 을지로 T타워, KT는 대구 동성로 KT직영점, LG유플러스는 서울 종로직영점에서 1호 고객을 탄생시켰다. 

이후 이들 3사는 5G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시작했다. 일반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한시적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통신사들은 실시간으로 가입자 수치를 공개하고 있다. KT는 5일 오후 2시 25분 기준 갤럭시S10 5G 구매를 통해 5G 가입자가 1만명을 돌파했다고 전했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날 오후 3시 기준 갤럭시S10 5G 가입자가 1만5,0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진정한 경쟁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 경쟁은 기대할 수 없어서다. 소비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금제는 3사가 흡사한 탓이다. 실제 통신사의 요금제는 모두 4가지 구간인 5만원대, 7만원대, 8만원대, 12~13만원대 등으로 구성됐다. 심지어 중가요금제는 3사 모두 5만5,000원으로 동일하다. 

데이터 제공량도 비슷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7만5,000원 요금제에 데이터 150GB를 제공한다. 양사 동일한 스펙이다. 또, 8만원대 이상 요금제에서 완전 무제한 데이터 혜택을 제공하는 것도 3사가 똑같다. 심지어 초기 가입자 유치를 위해 한시적으로 내놓은 데이터 완전 무제한 제공 혜택도 ‘가입 후 24개월’로 동일하게 설정됐다. 

5G 시대를 맞아 더 많은 혜택을 받기 위해 통신사를 옮기는 것이 불필요해졌다. 어느 한 곳도 다를 게 없다. 이에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5G가 달갑지 않다는 불만도 나온다. 가계통신비만 오른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정부는 지속적으로 경쟁 활성화를 요구해왔다. 소모적인 방식이 아닌 지원금 경쟁, 요금경쟁, 서비스 경쟁 등이다. 그러나 변한 것은 없다. 지난 2017년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가 폐지될 당시에도 정부는 과하지 않은 범위에서 지원금 경쟁을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단말기 지원금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또, 대리점의 불법적인 초과지원금 지급 상황을 단속하면서도 본원적인 경쟁인 요금 경쟁, 품질 경쟁에 나서달라고 강조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개선되지 않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일각에서는 통신3사가 ARPU(가입자당평균매출액) 반등에만 집중한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증권업계 역시 요금제 공개 이후 5G 상용화를 통해 통신3사의 ARPU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다만, 모든 부분에서 경쟁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 경쟁은 치열하다. 3사 모두 자사 5G에 대한 TV 광고를 시작했다. 또, SK텔레콤의 경우 5G 홍보대사로 가수 엑소(EXO), 스포츠 선수 김연아, e스포츠 선수 페이커 등을 선정해 5G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통신3사가 ‘고객을 위한’ 경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결론이다. 5G 상용화 이후 3사의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통신사의 행보에 아쉬움이 남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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