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 사장에 구본환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내정됐다. /뉴시스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 사장에 구본환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내정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 신임 사장에 구본환 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이 내정된 가운데, 그를 둘러싼 뒷말이 꼬리를 물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5일 주주총회를 열고 구본환 전 실장을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청와대의 재가를 거쳐 취임하게 된다.

하지만 또 다시 국토교통부 퇴직관료가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내정된 것을 두고 세간의 시선은 썩 곱지 않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를 거쳐 간 7명의 사장 중 4명이 국토교통부 출신이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자리가 국토교통부 퇴직관료들의 ‘은퇴 후 재취업’ 자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본환 전 실장 내정 소식이 전해진 뒤 정규직전환 문제와 관련해 공개질의를 보내기도한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또한 이 같은 우려를 나타냈다.

노조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굉장히 중요한 공기업인데 마치 국토교통부 퇴직관료 일자리 보장용으로 비춰지는 측면이 있어 우려스럽다”며 “전문성을 갖추고 안정적으로 공사를 이끌 수 있는지가 아니라 다른 부분들이 사장 결정에 작용하는 것처럼 비춰지지 않나. 구본환 내정자의 이력을 보면 항공보단 철도 쪽에 서 더 많이 활동했고, 심지어 ‘민영화 전도사’라는 세평이 있기도 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의 현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는 내부 출신이 사장 자리에 오른다면 내부적으로도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구본환 전 실장은 노조 측의 공개 질의에 아직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구본환 전 실장은 지난해 7월 명예퇴직했는데, 이를 두고 이른바 ‘진에어 조현민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 아니냐는 설이 돌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구본환 전 실장은 “후배들을 위해 1960년생들과 함께 명예퇴직을 했고, 진에어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징계나 경고를 받은 바 없다”며 “명예퇴직은 불미스런 경우엔 허용되지 않는데, 명예퇴직금도 받고 정상적으로 명예퇴직했다. 또한 진에어 문제는 2010년~2016년에 벌어진 것으로 저의 재직과 무관하고, 이러한 내용은 인사검증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밝혔다.

구본환 전 실장은 2017년 12월 공개된 고위공직자 재산변동 신고에서 아파트 2채와 상가, 수십억대 주식 등 47억8,340만원의 재산을 신고하며 국토교통부 고위관료 중 최고 부자에 등극하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발표된 고위공직자 재산변동에서도 55억8,000만원으로 퇴직자 중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에 대해서도 구본환 전 실장은 “정당하고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이며 인사검증에서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안팎으로 현안이 산적한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내정된 구본환 전 실장이 정식 취임 이후 자신을 향한 우려의 시선을 씻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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