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미국 현지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숙환으로 별세했다. /뉴시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8일 새벽 미국 현지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숙환으로 별세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조나리 기자] 조양호 한진그릅 회장이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70세.

한진그룹은 8일 오전 조양호 회장이 이날 새벽 미국 현지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고 밝혔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오전 12시 16분 미국 현지에서 가족들이 임종을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한진그룹에 따르면 조양호 회장은 폐암은 아니지만, 평소 앓고 있던 폐질환 지병이 다시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미국으로 출국, 수술을 받고 한 달 가량 입원 후 퇴원했으나 지난달 한진그룹 계열사들의 정기 주주총회 이후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는 설명이다.

조양호 회장은 고(故) 조중훈 한진그룹 창업주의 장남이다.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과 결혼해 1남2녀를 뒀다. 장녀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장남은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차녀는 조현민 전 진에어 부사장이다.

인하대 공업경영학과를 졸업한 조양호 회장은 이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 인하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양호 회장은 1974년 12월 대한항공에 입사한 이래 항공·운송사업 외길을 45년 이상 걸어온 전문가다. 실제로 조양호 회장은 정비, 자재, 기획, IT, 영업 등 항공업무에 필요한 전 부서들을 두루 거쳤다.

조양호 회장은 1974년 1차 오일쇼크가 한창인 시절 대한항공에 처음 발을 들인 바 있다. 이어 1978년부터 1980년까지 2차 오일쇼크도 대한항공을 직격했다.

하지만 조양호 회장은 선친인 조중훈 창업주와 함께 원가는 줄이되, 시설과 장비 가동률을 높여 불황에 호황을 대비하는 선택을 했다. 이는 오일쇼크 이후 중동 수요 확보 및 노선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에도 조양호 회장은 소유 항공기 매각 후 재임차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에 대처했다.

조양호 회장은 2003년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했으며, 2009년에 2018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아울러 조양호 회장은 세계 항공업계에 폭넓은 인맥과 해박한 실무지식으로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스카이팀 등 국제 항공업계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2014년 12월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회항’ 사건을 시작으로 조현민 전 전무의 갑질 논란, 이명희 이사장의 폭행 및 폭언 논란에 연루되며 결국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오게 됐다.

논란이 커지자 조양호 회장은 핵심 계열사 업무에 집중, 겸직 계열사를 9개사에서 3개사로 대폭 줄인다고 발표했다. 그럼에도 주주들에 의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게 되자 충격이 상당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진그룹 측은 운구 및 장례 일정과 절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