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가 5G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소비자 반응은 시원찮다. 속도 체감이 어려운 탓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LTE와 비슷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통신3사가 5G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으나 소비자 반응은 시원찮다. 속도 체감이 어려운 탓이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LTE와 비슷한 속도를 보이고 있다. /그래픽=이선민 기자

[시사위크=최수진 기자] ‘5G 상용화’가 연일 화제다. 지난 3일부터 5G 서비스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업계는 ‘세계 최초 5G’를 자축하고 있다. 대통령도 5G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원찮다. 아직은 5G를 실제 체감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 세계 최초 ‘5G’에 들뜬 정부와 업계 

통신3사는 지난 3일 오후 11시 5G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확보, 글로벌 5G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

정부와 통신업계는 이 같은 성과를 자축하는 분위기다. 지난 3일 정부는 “우리 통신3사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먼저 5G 스마트폰을 출시했다”며 “세계 최초로 스마트폰 기반의 5G 상용화를 달성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대통령도 5G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전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린 5G+ 전략 발표 현장에서 “우리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했다”며 “‘세계 최초’는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996년 세계 최초의 CDMA 상용화, 1998년 세계 최초의 초고속인터넷 상용화 등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세계 최초 문을 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5G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4G는 ‘아직’ 빠른 정도다. 가까운 미래에는 결코 빠르지 않은 속도다.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는 분야는 앞으로 급속도로 늘어날 것이다. 기존 통신망으로는 과부화가 걸리게 된다. 더 빠른 통신이 필요하다. 넓고, 체증 없는 ‘통신 고속도로’, 그것이 5G”라고 덧붙였다. 

◇ 소비자 체감은 ‘글쎄’… 이유는 ‘커버리지’

그러나 소비자의 반응은 뜨겁지 않다. 실질적인 체감 속도는 빨라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5G는 이론상 초당 20Gbps(기가비피에스)의 최대 전송 속도를 제공한다. 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속도다. 그런데, 현재 제공되는 속도는 수도권 일부에 한해 LTE 대비 2~3배 빠른 수준이다. 

이는 기지국 구축 속도 영향으로 판단된다. 5G 주파수 특성상 도달 거리가 짧아 LTE 대비 더 많은 기지국이 필요하다. 현재 5G 생태계는 구축 초기 단계로, 기지국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커버리지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5G 속도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현재 통신3사는 8만5,261개의 5G 기지국을 구축한 상태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 3만8,213개 △KT 3만5,264개 △LG유플러스 1만1,784개 등이다.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는 3사의 연내 구축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SK텔레콤은 연내 7만개의 5G 기지국을 구축, LG유플러스는 상반기 내로 5만개를 구축한다는 입장이다. KT는 구체적인 목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KT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단순 개수 목표를 밝히는 건 의미가 없다”며 “고객에 제공되는 5G 서비스의 품질과 서비스 방향 및 형태가 더 중요하다. KT는 연내 전국 85개시 대부분 지역을 커버하는 5G 네트워크를 구축해 인구 대비 80% 이상의 트래픽을 커버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통신3사의 5G 기지국 구축 계획은 5년 플랜이다. 올해부터 2023년까지 5년간 5G 투자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3사가 구축할 총 5G 기지국 수는 더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구축 상황으로는 5G 속도를 체감하기 부족하다는 의미다. 

또, 지역에 따른 5G 속도 편차도 지적하고 있다. 기지국이 일부 지역에만 집중된 탓이다. 이에 지방 도시에서 제공되는 5G 속도는 LTE 속도와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현재 구축되는 5G 기지국의 85.6%가 대도시에 집중된 상태다. 지난 3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에 설치된 8만5,261개 기지국 장치 중 85.6%인 7만2,983개가 서울·수도권과 5대 광역시에 설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수도권에 설치된 5G 기지국 송수신 장치는 5만4,899개로 전국 대비 64.4%의 비중을 차지한 반면, 5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에 설치된 장치는 총 1만8,084개로  21.2%에 그쳤다. 

변재일 의원은 “업계는 기지국 숫자 늘리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고품질의 안정적인 5G 서비스 제공을 위한 송수신 장비 확충에도 내실을 기해야 한다”며 “5G 상용화 초기인 만큼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인 상황이다. 현재 5G 서비스 제공 지역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5G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국민들의 피해와 혼란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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