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시재생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피를 흘리고 서 있는 게 안 보이느냐”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 뉴시스
박원순 서울시장이 도시재생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피를 흘리고 서 있는 게 안 보이느냐”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도시재생’을 강조하고 있다. 낙후된 건물들을 철거하고 다시 짓는 대신 건물의 원형을 보존하며 고쳐나가는데 중점을 둔 것. 때문에 고층 건물의 재건축·재개발을 억제했다. 이른바 ‘박원순표 재개발’이다. 그는 “한 번 허물어버리면 다시 되돌리지 못하는 것이 도시의 골격이고 시민들의 생활유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시재생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박원순 시장의 고민도 커졌다. 급기야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골목길 재생 시민 정책 대화’에서 “제가 피를 흘리고 서 있는 게 안 보이느냐”며 답답한 마음을 털어놨다. 원고에 없던 내용이었다. 그는 “아침에 화장해서 얼굴은 말끔한 것 같지만, 저는 피를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원순 시장은 “과거의 뉴타운, 재개발을 통해 (건물이) 끊임없이 높아진 뒤 사람들이 개미구멍처럼 (집에) 찾아 들어가면 옆집 사람이 누구인지도 모른다”면서 “과연 이것이 서울의 미래고, 우리의 행복한 삶을 보장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는 비판 여론에 대한 반박 차원이면서도 도시재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박원순 시장은 지난해 여름 강북구 삼양동 옥탑방에서 ‘한 달 살기’를 했던 일을 언급하며 “옛날 쌀집, 이발관, 전파상 이런 것이 없어지고 프랜차이즈, 대형마트로 다 갔다”면서 “(이것이) 전 세계 불평등, 99대 1의 사회를 만든 원천이라는 깨달음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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