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그룹의 대표적인 내부거래 계열사인 엠프론티어가 지난해에도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타이어그룹의 대표적인 내부거래 계열사인 엠프론티어가 지난해에도 높은 내부거래 의존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타이어그룹의 대표적인 내부거래 기업인 엠프론티어의 내부거래 의존도가 지난해에도 변함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이 오너일가의 조세포탈 혐의를 향해 칼을 겨누고 있는 가운데, 개선 의지에 의문부호가 붙고 있다.

엠프론티어는 지난해 연결 기준 38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2017년 653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던 것에 비해 40% 가량 매출이 급감한 모습이다. 2015년 1,296억원, 2016년 1,094억원과 비교하면 매출 감소세는 더욱 뚜렷하다.

주목할 점은 내부거래 규모 또한 매출 감소세와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이다. 엠프론티어가 지난해 한국타이어그룹 계열사를 통해 올린 매출액은 291억원이었다. 2017년 506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역시 40% 가량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내부거래 의존도는 변함이 없다. 지난해 총 매출액에서 내부거래 매출액이 차지한 비중은 75.4%였다. 2017년 77.4%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2015년 86.8%, 2016년 82.5%였던 것과 비교하면 감소했지만, 여전히 내부거래 의존도가 상당하다.

엠프론티어는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가 40%,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총괄부회장과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각각 24%,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장녀 조희경 씨가 12%의 지분을 보유 중인 오너일가 개인회사다. 대기업 오너일가들이 일감 몰아주기에 적극 활용했던 시스템관리 및 시스템통합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상당수 대기업들은 오너일가 소유의 SI계열사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문제를 적극 해소한 바 있다. 하지만 엠프론티어의 여전한 내부거래 의존도는 이러한 변화와 거리가 멀다.

엠프론티어의 내부거래 실태는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를 향한 최근 검찰 수사와도 연결된다. 검찰은 지난 1월 국세청이 고발한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 조세포탈 혐의에 대해 지난달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서울지방국세청은 지난해 7월 한국타이어그룹에 조사4국을 투입해 특별세무조사를 벌였으며, 조사 과정에서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편법 증여 등 범죄 정황을 포착해 범칙조사로 전환한 바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11월 ‘2018년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할 당시 총수 2세가 지주사 체제 밖에서 계열회사를 통해 지주사를 지배하고 있는 사례로 지목되는 등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해 꾸준한 지적을 받아왔다. 이 같은 내용은 국세청의 고발 및 검찰 수사와도 맥락이 닿아있다.

한편, 한국타이어그룹의 지주사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지난달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조양래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나고, 차남 조현범 사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그보다 앞서 등기임원에 선임된 조현식 부회장 또한 재선임되면서 사실상 3세 승계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한국타이어그룹은 한국타이어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로,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를 ‘한국테크놀로지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새출발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경제민주화 행보에 뒤쳐진 가운데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올해 상당한 변곡점을 맞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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