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최근 '보수 투사'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최근 '보수 투사'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은 9일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긴급 비상의원총회에서 나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요즘 정치권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상징하는 별명은 ‘나다르크’다. 영국과의 백년전쟁에서 승리를 이끈 프랑스의 잔 다르크를 빗댄 말이다. 지난달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기점으로 나경원 원내대표는 연일 대정부·대여 공세에 열중이다.

나 원내대표는 9일, 청와대 앞에서 긴급 비상의원총회를 갖고 문재인 정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한국당이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김연철 통일부 장관 임명을 반대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강행한 데 대해 ‘야당·국회 무시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인사 검증 실패 책임을 물어 문재인 대통령에게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조현옥 인사수석 경질을 요구했다.

나 원내대표는 주영훈 청와대 경호처장이 직원을 가사도우미로 썼다는 논란과 김의겸 전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강도 높게 질타한 뒤 “이게 청와대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민심에서 멀어질수록, 사과하는 데 인색할수록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의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강경 투쟁 원인은

나경원 원내대표는 왜 ‘보수 투사’로 변했을까. 경제 상황이 나빠져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 여론이 악화됐고, 한국당 지지율이 올라가면서 투쟁동력이 생겼다는 게 첫째 이유로 꼽힌다. 특히 4·3 재·보궐선거에서 한국당이 선전하면서 나 원내대표가 보다 강하게 투쟁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해준 것으로 보인다.

나 원내대표도 재보궐선거 직후 열린 지난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보선은 정부·여당의 오만에 대한 국민 경고이자, 국민이 한국당에 새로운 기회를 준 것"이라며 “국민의 삶과 미래를 지키기 위해 오직 국민 속으로 직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원내사령탑 교체가 나 원내대표의 투쟁력을 한층 끌어 올렸다는 해석도 있다. 일반적으로 협상 카운터 파트너 교체 직후에는 장밋빛 무드가 조성된다. 나 원내대표가 이 시기에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보수 투사’로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직전 원내대표인 김성태 의원은 지난해 5월,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기간 ‘9일간’ 단식투쟁으로 드루킹 특검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당시 여당 내부에서 ‘드루킹 특검은 받아서 안될 것’이라는 입장이 강했지만, 원내대표 교체 직후 강경대응을 할 수 없었던 분위기가 특검을 받아들이게 만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다음달 8일 열리는 점을 감안하면, 나 원내대표의 강경 투쟁도 비슷한 시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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