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 '녹색 돌풍' 주역인 국민의당을 다시 부활 시키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하지만 변수는 바른미래당 '분당' 여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분당 가능성을 일축한 상태다. / 뉴시스
20대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이 다시 부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20대 총선에서 호남을 휩쓸었던 ‘녹색 돌풍’이 다시 불어올까. 녹색 돌풍 주역인 국민의당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움직임이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국민의당 부활 움직임은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지난 1월,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제3정당 구축 논의에 나선 데 이어 2월에는 국회에서 토론회까지 같이 열었다. ‘한국정치발전과 제3정당의 길’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는 바른미래당 호남 출신 의원과 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4·3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양당이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논의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선거가 끝나자 다시 논의가 시작됐다. 명분도 명확해졌다. 바른미래당은 선거 참패로 인해 내분을 겪고 있다. 선거 기간 수면 아래에 있던 ‘정체성 갈등’이 다시 올라왔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이찬열 의원은 “이제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 길을 가는 게 맞다. 떠날 사람은 떠나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뭉쳐서 새집을 짓고 끝없이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당의 경우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 재결성 반대 의사가 명분이 됐다. 표면적인 반대 이유는 정체성 혼란이다. 다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계개편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이면적인 이유도 있다. 내분을 겪는 바른미래당이 분당할 경우 옛 국민의당 출신과 함께 ‘제3정당’ 창당, 사실상 국민의당을 부활 시킨다는 계산이다.

박지원 평화당 의원은 11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에게 “지금 험한 꼴 다 당하고 있다. 이 꼴 저 꼴 보지 말고 빨리 나와서 새집을 짓자”면서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냈다. 그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손학규 책임론을 두고 “물과 기름 사이에 같이 있지 말고 평화당으로 들어오는 것이 제일 좋다. 그렇지 않다면 신당을 창당해 만나는 것도 좋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 바른미래당 ‘분당’이 변수

바른미래당·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제3당’ 창당 논의에 나섰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바른미래당 분당’이라는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분당 없이 제3당 창당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평화당은 국민의당·바른정당 합당에 반발한 인사들이 만든 정당이기 때문이다. 평화당 일부 의원들이 바른미래당 분당을 바라는 상황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평화당 일부 의원들의 ‘희망 사항’처럼 바른미래당이 당장 분당할 가능성은 낮다.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분당설’을 일축했기 때문이다. 바른정당계 의원들도 평화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분당설’을 부정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도부 총사퇴 목소리는 ‘탈당’ 하겠다는 게 아닌 ‘구당’ 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3당 창당을 염두에 두지 않다’는 입장도 나왔다. 오신환 사무총장은 이날 C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평화당과 통합 논의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연찬회 이후 (평화당과 통합을 하지 않겠다는 쪽으로) 깔끔하게 매듭을 지었고, 당의 입장에서 평화당과 당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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