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경화 극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회의에 입장하는 한국당 지도부. /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경화 극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진은 회의에 입장하는 한국당 지도부.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자유한국당이 자신감을 되찾았다. 문재인 정부 중간평가 성격으로 치러진 4·3재·보궐선거에서 한국당이 승기를 잡게 되면서다. 그동안 한국당은 여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론, 적폐 청산 공세에 밀렸다. 하지만 지난 선거에서 민심을 확인한 만큼 정부·여당 공세 수위도 높이고 있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경제 정책 등 주요 이슈와 현안마다 거침없이 비판적인 입장을 내고 있다. 당 산하 ‘문재인 정권 경제 실정 백서위원회’까지 꾸려 대규모 공세도 예고한 상태다. 황교안 대표도 지난 11일 부산의 한 조선업체를 찾은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가 경제를 망치는 정책만 내놓고 있어 답답하기 짝이 없다”라며 정부에 소득주도성장 중심의 경제 정책 수정을 요구했다.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신랄한 비판도 이어졌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12일,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뜬구름 잡는 회담’, ‘정체불명 정상회담’, ‘아마추어 외교’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 “이 정부는 수치도 모르고, 염치도 없고, 국민 눈치도 안 보는 ‘3치’가 없는 불치 정부”라며 비꼬아 비판했다.

그동안 강경 발언 직후 여론 눈치를 살피던 게 완전히 사라진 모습이다. 이는 지난 선거에서 사실상 완승한 데다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분위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날(11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8~10일 실시한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 결과, 한국당은 31.2%로 더불어민주당(36.5%)을 턱밑까지 따라잡았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고, 응답률은 5.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p. 보다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 ‘우경화’ 극복이 총선승리 키포인트

내년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이 승리하기 위한 필수 조건으로 ‘중도층 확보’가 꼽힌다. 기존 지지층만으로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려운 상황 때문이다. 하지만 현 한국당은 정부·여당 공세로 지지율 올리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다. 특히 공세 과정에서 ‘우경화 논란’도 불거진 만큼 역풍을 맞아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한국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김세연 원장은 ‘중도층 포섭’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세연 원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국가전략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선명한 주장이 일시적인 통쾌함을 안겨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지지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국당의 강경 투쟁 노선에 대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중도층 포섭’이 없이 보수정당에서 집권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 원장은 “한국당은 중간 투표자를 안을 수 있어야 집권이 가능하다”면서 “중도까지 외연을 넓힐 수 있도록 건전한 보수 정당으로서의 철학과 이념을 통해 정체성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사례로 김세연 원장은 2012년 새누리당이 '경제민주화' 같은 파격적 중도통합노선을 설정한 뒤 총선·대선을 연이어 승리한 점을 꼽았다. 그는 “(중도통합노선을 제시해 선거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이처럼 세대적으로 20~40대, 이념적으로는 중도를 포섭할 수 있는 기제가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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