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서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대화와 협상에 나온다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여는데 “한 번은 더 해 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 뉴시스, 노동신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에서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대화와 협상에 나온다면 제3차 북미정상회담을 여는데 “한 번은 더 해 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 뉴시스, 노동신문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한 번은 더 해 볼 용의가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3차 북미정상회담 가능성에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 시한은 올해 연말로 못을 박았다. 그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 보겠다”는 것. 하지만 미국에서 요구하는 이른바 ‘일괄타결식 빅딜’을 수용할 생각은 없다. 그는 “제재해제 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13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전날 열린 최고인민회의 2일차 회의에서 이같이 밝히며 미국의 입장 전환을 촉구했다.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게 김정은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우리도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인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언급하며 “같은 회담이 재현되는데 반갑지 않고 할 의욕도 없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북미) 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는가 하는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한 계기”라고 평가할 만큼 하노이 회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불만이 적지 않다. 

다시 말해, 김정은 위원장의 말은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북미 대화의 성과가) 달려있다”는 뜻이다. 그는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 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전망이 나쁘지 않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호감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 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김정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은 집권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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