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은 통장이나 도장·비밀번호가 없어도 손바닥 인증만으로 예금을 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사진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정맥인증 출금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 금융위원회, 뉴시스
KB국민은행은 통장이나 도장·비밀번호가 없어도 손바닥 인증만으로 예금을 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사진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정맥인증 출금서비스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 / 금융위원회, 뉴시스

[시사위크=김정호 기자] 앞으로 은행창구에서 통장이나 비밀번호 없이 ‘손바닥’만으로 돈을 찾을 수 있게 된다.

KB국민은행은 통장이나 도장·비밀번호가 없어도 손바닥 인증만으로 예금을 출금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놨다.

해당 서비스는 영업점 창구에서 손바닥 표피의 정맥을 인증해 예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통장이나 도장·비밀번호가 없어도 한 번의 손바닥 정맥 인증으로 은행 창구에서 예금을 출금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이 서비스가 비밀번호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고령층 고객에게 특히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열린 KB국민은행 ‘손으로 출금 서비스’ 시연행사에는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허인 KB국민은행장, 김학수 금융결제원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최 위원장은 서비스를 직접 시연하기도 했다. 손바닥 정보를 사전 등록한 최 위원장은 기념식이 끝난 뒤 창구에서 정맥을 인증한 뒤 1만원을 출금했다.

최 위원장은 “은행이 이러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되면 생체인증서비스가 일반화될 것”이라며 “노령 고객의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는 데에도 큰 의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도 금융회사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편리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에 주력하겠다”며 “법령개정이나 실제 시행시까지 상당히 오래 걸리는 만큼 유권해석이나 비조치 의견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금융회사가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창의적이고 유연한 규제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힘쓰는 금융당국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이번 서비스가 전면도입될 수 있었던 것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유권해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실제 윤 회장의 설명처럼 해당 서비스는 기존 법령대로라면 선보이기 어려웠다. 은행업 감독규정에 따르면 창구거래시 통장이나 인감 없이는 예금을 지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맥인증 방식이 보안이 뛰어나고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감안해 금융위가 법령 개정까지 나서게 됐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 예금 지급시 통장이나 인감을 확인해야 한다는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의 은행업 감독 규정을 추진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손가락 지문, 홍채 등 다른 생체인증보다 위·변조, 제삼자 도용, 탈취 우려가 적고 인식 정확도도 높다”며 “창구에 설치된 인식기에 손바닥을 대는 것만으로 인증이 되기 때문에 거래 시간도 단축된다. 생체정보 유출 우려 역시 KB국민은행과 금융결제원이 생체정보를 암호화해 분산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KB국민은행은 현재 441개 지점에 4,348개 정맥인증 기계를 배치했다. 창구뿐만 아니라 ATM에서도 정맥인증이 가능토록 3,117개 자동화기기를 교체했다. KB국민은행은 테스트 지점 50곳을 선별해 운영한 뒤 8월부터 전 지점 상용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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