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토종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의 외형이 축소되고 있다. / 탐앤탐스 홈페이지 갈무리
1세대 토종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의 외형이 축소되고 있다. / 탐앤탐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토종 커피전문점 1세대로 통하는 탐앤탐스의 하락세가 더욱 가속화되는 모양새다. 꼼수 가격인상 논란과 김도균 대표의 횡령 의혹 등 악재가 연달아 터지면서 실적 방어를 위한 판관비 절감 노력이 빛을 바래게 됐다는 분석이다.

◇ 탐앤탐스-할리스, 엇갈린 토종 1세대

커피전문점 탐앤탐스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포화상태에 다다른 커피전문점 시장에서 1세대 브랜드 지위를 공고히 지켜오던 탐앤탐스의 위세가 최근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탐앤탐스의 연매출은 3년 연속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난해 740억원의 연매출을 달성하며 5년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특히 매출 하락세가 가팔라지고 있는데, 2~5% 수준이던 전년 대비 매출 감소세가 지난해 10%에 다다랐다. 또 영업이익률 또한 전년 대비 2%p 줄면서 수익성도 나빠졌다.

탐앤탐스는 비용 절감을 통한 경영효율화 작업에도 실적 하락을 막아내지 못했다. 광고선전비 등 판매관리비를 2017년 보다 18억 적은 269억원까지 줄이고도 영업이익이 39% 빠졌다.

가맹본사 매출과 직결된 점포수도 줄고 있다. 탐앤탐스 정보공개서를 보면 2015년 409곳에 달했던 탐앤탐스 매장 수는 이듬해 394개로 축소된 뒤 2017년 352개로 감소했다. 줄어든 점포 대부분은 직영이 아닌 가맹점으로 나타나 프랜차이즈 창업 경쟁력이 약화되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이 기간 신규 개점한 곳은 87곳에 그친 반면, 계약 종료를 선언한 곳은 136곳이었다.

국내 커피 시장은 11조를 돌파하며 5조 규모로 추산되는 영화시장의 2배를 넘어섰다. 시장 규모가 커진 만큼 업계 경쟁이 과열돼 제 살 깎아먹기에 대한 우려가 커진 실정이다. 탐앤탐스 역시 업계 내 과도한 경쟁으로 인해 영토 확장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녹록지 않은 시장 환경에서도 같은 1세대 토종 커피 브랜드로 통하는 할리스는 꾸준한 신장세를 보이며 탐앤탐스와 대조되는 행보를 걷고 있다.

2014년까지만 해도 탐앤탐스에 뒤쳐져 있던 할리스는 2015년 1,000억 매출을 넘으며 1년 차 선배를 추월했다. 할리스를 운영하는 할리스에프앤비는 이후 매년 100~200억 정도씩 매출 실적을 늘린 끝에 탐앤탐스와의 격차를 2배 이상 벌렸다. 영업익은 6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또 비등비등하던 보유 점포수도 할리스가 2017년 150개 이상으로 따돌리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벌 관계에 있던 두 브랜드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데에는 탐앤탐스가 꼼수 가격 인상과 오너의 횡령 논란 등에 휘말리며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된 것도 한 몫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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