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8 16:17 (목)
이재명 재판, 8부 능선 넘어도 여전히 안갯속
이재명 재판, 8부 능선 넘어도 여전히 안갯속
  • 소미연 기자
  • 승인 2019.04.15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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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판에서 핵심 혐의인 친형 고 이재선 씨의 강제입원 사건 관련 법리 다툼이 치열하지만 정작 증인 상당수는 진술을 번복하거나 답변을 회피해 의문을 키웠다. / 뉴시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재판에서 핵심 혐의인 친형 고 이재선 씨의 강제입원 사건 관련 법리 다툼이 치열하지만 정작 증인 상당수는 진술을 번복하거나 답변을 회피해 의문을 키웠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직권남용 및 공직선거법위반 혐의에 대한 재판이 막바지로 접어들었다. 지난 11일 제18차 공판을 끝으로 증인신문이 마무리됐다. 이재명 지사에 대한 신문은 오는 22일로 예정돼있다.

따라서 이재명 지사의 최후변론과 검찰 구형이 이뤄질 결심공판도 이달을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선거법 위반 사건의 선고 기한(6월 10일)이 임박한 만큼 이르면 내달 말 선고공판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

◇ 유의미한 증인 진술 없었다

이재명 지사는 무죄 판결을 기대했다. 그는 마지막 증인신문이 열리기 전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만난 기자들에게도 “사필귀정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진실이 밝혀지고 혐의를 벗을 것이란 뜻이다. 관건은 증인들의 진술 신빙성이다.

지난 1월 10일 공판이 시작된 이래 총 58명의 증인이 법정에 출석했다. 이중 49명이 친형 고 이재선 씨의 강제입원 시도(직권남용) 사건과 관련된 증인이다. 그만큼 해당 사건에 대한 쟁점이 많다는 얘기다.

실제 이재명 지사와 검찰 측은 해당 사건을 둘러싸고 치열한 법리 다툼을 벌였다. 검찰은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을 지내던 2012년 직권을 남용해 정신과 전문의 등에게 구 정신보건법 제25조에 의한 정신병원 강제입원을 지시한 것으로 판단했으나, 이재명 지사는 강제입원이 아닌 강제진단이라고 반박했다. 여기서 증인들의 진술은 사건 당시의 정황을 살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양측 모두 유의미한 진술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일례가 재선 씨에게 조증약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가정의학과 전문의 백모 씨다. 사건 전까지 조울병 진단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다는 검찰 측의 입장과 이미 2002년부터 조증약을 복용했다고 맞선 이재명 지사 측 입장에서, 백씨는 재선 씨가 언제부터 정신질환을 앓아왔는지 특정할 수 있는 진술이 가능한 증인이다. 그럼에도 정작 본인은 모호하게 답했다. ‘누구’의 부탁으로 재선 씨에게 약(조증약 또는 수면제)을 건넸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재판은 이재명 지사에게 유리한 형국이다. 재선 씨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발행된 소견서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검찰의 주장과 달리 사건 당시부터 증상이 시작됐다. / 뉴시스
재판은 이재명 지사에게 유리한 형국이다. 재선 씨가 입원했던 병원에서 발행된 소견서에 따르면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검찰의 주장과 달리 사건 당시부터 증상이 시작됐다. / 뉴시스

백씨는 변호인이 공개한 전화음성 파일에서 자신이 재선 씨에게 조증약을 줬다고 말한 부분에 대해서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답변을 회피하다 “재선 씨가 원하는 말을 하면 진정이 될 것 같아 수면제를 조증약이라고 설명했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부는 “과거 재선 씨가 조증약에 항의를 많이 했다는데, 백씨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어떤 객관적인 자료도 재선 씨에게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도리어 증인 진술에 의문만 남은 셈이다.

재선 씨의 정신병원 입원 절차를 진행한 전직 분당구보건소장 이모 씨와 성남시에서 인사담당 과장을 지냈던 권모 씨는 서로 상반된 주장을 펼쳤다. 이씨는 “이재명 지사의 지시가 있었고, 자꾸 독촉해 불안했다. 일처리를 못한다며 사표를 내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반면 권씨는 재선 씨의 강제진단에 부정적인 분당구보건소 과장을 동장으로 발령시켰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 “시청 보건행정과장의 비리 의혹이 인사조치의 이유”라고 반박했다.

◇ 흔들리는 검찰의 공소사실

특히 권씨는 경찰의 강압 수사를 증언해 이목을 끌었다. 참고인 조사에서 경찰이 연필을 집어던지고 큰소리를 많이 냈다는 것. “결국 기억나지 않는다는 내용의 진수조서를 작성하게 됐다”는 게 권씨의 설명이다. 만약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신빙성에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앞서 이재명 지사 측은 국립부곡병원 정신과 의사가 작성한 재선 씨의 소견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국립부곡병원은 재선 씨가 2014년 11월부터 12월까지 한 달여 동안 입원한 병원이다. 소견서에는 “2012년부터 증상이 시작됐으며 2014년 재발됐다”고 적혀있다. 이는 재선 씨가 2013년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정신질환이 생겼다는 검찰의 공소 논리와 배치된다. 재판은 이재명 지사에게 한걸음 유리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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