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깨끗한나라가 ‘침체의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작년에는 적자 폭이 전년보다 더 확대됐다. 2017년 발생한 생리대 유해성 논란에 직격탄을 맞은 후 깨끗한나라는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회사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정했지만, 업계에선 반신반의하는 분위기다.

◇ 지난해 영업손실 더 커졌다

올해는 깨끗한 나라가 창립 53주년을 맞은 해다. 1966년 故(고) 최화식 창업주가 설립한 깨끗한나라는 제지사업과 화장지, 생리대, 기저귀 등을 생산하는 생활용품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다.

2세 경영인인 최병민 회장은 2017년 3월 창립 51주년 행사에서 2020년 매출 목표를 1조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그해 터진 생리대 유해성 파동으로 장밋빛 비전 달성에 빨간불이 커졌다. 이후 식품당국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론을 내려졌지만 깨끗한 나라는 실적 악화의 늪에 빠졌다.

깨끗한나라는 2년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깨끗한나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은 292억원에 달한다. 전년 영업손실(-252억원) 보다 확대된 규모다. 당기순손실도 2017년 222억원에서 336억원으로 51.6% 급증했다. 매출도 쪼그라들었다. 깨끗한 나라의 매출은 2016년 7,060억원에서 2017년 6,599억원으로 줄더니, 지난해에는 6,263억원에 그쳤다.

재무건전성도 악화됐다. 최근 몇 년간 순손실이 발생해 자본총계가 줄면서 부채비율은 2016년 148.1%에서 지난해 243.2%까지 치솟았다. 결국 지난해 12월 나이스신용평가는 깨끗한나라의 단기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A3로 하향 조정했다. 당시 나이스신용평가는 “영업실적 저하에 따라 전반적인 재무안정성이 위축되고 있다”고 신용등급 하향 조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식약청 등의 조사를 통해 제품의 유해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음에도 소비자의 불안감이 계속되면서 생리대뿐만 아니라 기저귀 등 타 제품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단기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 3세 경영으로 돌파구 마련할까  

깨끗한나라는 지난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감자’ 결정까지 내놨다. 깨끗한나라는 오는 6월 7일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0원으로 줄이는 감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최현수 깨끗한나라 대표이사

이 같은 절박한 상황 속에서 깨끗한 나라는 올초 경영진 체제를 새롭게 정비했다. 최현수 전무와 김민환 전 LG화학 전무를 신임 대표이사로 새롭게 발탁한 것이다. 두 사람은 지난달 열린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정식 선임됐다.

최현수 대표는 최병민 회장의 장녀다. 3세 경영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인사 결정으로 보인다.

최현수 대표는 2006년 깨끗한나라에 주임으로 입사한지 13년만에 대표에 올랐다. 그는 생활용품사업부 마케팅·제품개발팀장을 역임했으며, 경영기획실장, 총괄사업본부장 등을 거친바 있다.

깨끗한나라는 올해를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았다. 과연 새롭게 경영의 키를 잡은 두 수장이 회사를 깊은 수렁에서 꺼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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