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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크게 될 놈] ‘전형적’이고 ‘올드’하기만…
2019. 04. 16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영화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김해숙과 손호준이 영화 ‘크게 될 놈’(감독 강지은)으로 관객과 만난다. 사형수가 된 아들과 그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애끓는 모정을 연기했다. 떠올리기만 해도 코끝이 찡해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담은 ‘크게 될 놈’이 관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지극히 ‘주관적’ 주의)

◇ 시놉시스

전라도 어느 섬마을, 기강(손호준 분)과 기순(남보라 분) 남매의 엄니 순옥(김해숙 분). 깡다구 하나는 알아주는 순옥의 사고뭉치 아들 기강.

“엄니, 두고 보소. 내가 어떤 놈이 돼서 돌아오는지”

집을 나간 기강은 무모한 성공만을 꿈꾸다, 결국 범죄자로 전락해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정부는 엄정한 법 집행을 이유로 사형집행을 발표하고,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불안과 공포로 자포자기한 기강에게 평생 까막눈으로 살아온 엄니의 생애 첫 편지가 도착하는데…

“세상이 아무리 욕해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난 네 엄니께”

▲ 애끓는 모정으로 공감대 자극 ‘UP’

‘크게 될 놈’은 헛된 기대만 품고 살아온 끝에 사형수가 된 아들 기강과 그런 아들을 살리기 위해 생애 처음 글을 배우는 까막눈 엄마 순옥의 이야기를 그린 감동 드라마다. 영화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순옥의 절절한 자식 사랑을 통해 우리 모두의 어머니를 소환하며 깊은 여운을 선사한다.

‘크게 될 놈’에서 애끓는 모정을 연기한 김해숙 스틸컷.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크게 될 놈’에서 애끓는 모정을 연기한 김해숙 스틸컷.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치기 어린 아들 기강은 현재의 소중함을 깨닫지 못한 채 미래의 막연하고 헛된 기대와 성공만을 좇는다. 그러나 기강은 잘못된 선택들로 인해 범죄자로 전락하고 결국 사형선고까지 받는다. 평생을 까막눈으로 살아온 엄마 순옥은 기강의 탄원서를 위해 직접 글을 배우고,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며 백방으로 뛰어다닌다.

세상의 비난을 받는 사형수가 된 아들을 유일하게 품어 주고 다시 삶의 의지를 심어주는  순옥과 사형수가 된 후에야 비로소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기강의 삶은 ‘주어진 현재에 충실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김해숙의 열연은 순옥의 애끓는 모정에 몰입도를 높인다. 김해숙은 구수한 사투리 연기와 함께 투박하지만 속정 깊은 순옥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밀도 높은 감정선을 완벽하게 그려내 눈물샘을 자극한다. 사형수 기강으로 분한 손호준의 활약도 나쁘지 않다. 차진 사투리 연기와 오열 연기 등 섬세한 연기로 제 몫을 해낸다. 두 주연 배우 외에도 남보라·박원상·이원종 등 안정적인 연기력을 자랑하는 탄탄한 조연들이 활약하며 극을 빈틈없이 채운다.

‘크게 될 놈’에서 사형수가 된 아들 기강 역을 소화한 손호준 스틸컷.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크게 될 놈’에서 사형수가 된 아들 기강 역을 소화한 손호준 스틸컷.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 진부한 전개 ‘DOWN’

‘크게 될 놈’의 가장 큰 단점은 주인공 기강에게 쉽게 몰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학창시절 친구와 함께 저지른 잘못을 홀로 뒤집어쓰거나 차별을 받는 친구를 위해 나서는 기강의 모습 등을 강조하며 의리 있고 정의감 불타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기강의 잘못된 선택들을 설득시키기엔 역부족이다.

게다가 기강의 죄는 모성애로 덮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사형선고를 받을 정도의 죄는 아니지만, 기강이 저지른 범죄들은 결코 가볍지 않다. 뒤늦게 후회의 눈물을 흘리는 기강의 모습 등 작정하고 만든 신파적 요소에도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전개도 진부하다.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과 희생, 이를 뒤늦게 깨닫고 후회하는 자식의 모습까지 그동안 수많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봐왔던 익숙하고 전형적인 전개가 펼쳐진다. 이러한 탓에 108분이라는 러닝타임이 참 더디게도 흐른다.  

‘크게 될 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왼쪽부터) 남보라와 김해숙, 손호준 스틸컷.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크게 될 놈’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왼쪽부터) 남보라와 김해숙, 손호준 스틸컷. /밀짚모자영화사 제공

◇ 총평

연출을 맡은 강지은 감독은 “전형적이고 올드해 보이더라도 진심을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독은 뻔해도 너무 뻔한 스토리 라인과 결말, 설득력 없는 캐릭터 설정 등으로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물을 내놨다. 김해숙과 손호준의 열연을 앞세워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려 부단히 노력했지만, 큰 감동을 주지는 못했다. 러닝타임 108분, 오는 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