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제강·현대위아·샘표 등도 실적 부진… 적자 기업 증가세

/ 한국경제연구원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는 우량기업 절반의 영업이익이 상당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한국경제연구원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넘기는 우량기업 절반의 영업이익이 상당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코스피에 상장된 비금융기업 가운데 매출액이 1조원 이상인 192개사의 매출액 중 53개사(27.6%)의 매출액이 감소했고, 절반인 91개사(47.4%)의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기업도 32개사(16.7%)에 달했다. 

매출 1조원 이상 기업 중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LG디스플레이로 2017년과 비교할 경우 96.2% 줄어 1위를 차지했다. 연간 매출도 24조 3,366억원으로 전년대비 12.4% 줄었고, 당기순손실도 1,79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그나마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2배 이상 뛰어넘으면서 연간 영업이익 적자는 간신히 면했다.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부진은 매출의 80~90%를 차지하는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가격 하락의 영향과 중국 패널업체의 투자 확대로 인한 글로벌 패널 공급량 증가,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수요 감소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은 대한제강이 94.7% 줄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1,355억원으로 전년보다 930억원 줄었고, 영업이익도 447억원 감소한 24억원에 그쳤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469억원 줄어든 178억원 적자를 기록, 적자경영으로 전환됐다. 

대한제강의 경우 건설경기 침체에 원부자재 가격 상승, 미중무역 분쟁 장기화로 인한 수출 장벽 여파 등이 맞물리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 밖에 현대위아(-69.9%)·에스엘(-69.5%)‧대유에이텍(-63.7%) 등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과 한일홀딩스(-63.5%), 한샘(-60.1%)의 실적 하락 폭도 컸다. 

이들은 2017년을 정점으로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7.8%에서 5.0%로 줄었고, 영업이익 증가율도 29.3%에서 -0.1%로 떨어지면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지난해 상장사 4곳 중 1곳 꼴로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융기업 517개사 가운데 전년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기업은 188개사(36.4%)였고, 294개사(56.9%)는 영업이익이 줄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기업도 131개사(25.3%)에 달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기업 비중은 39.1%에서 32.1%로 줄어든 반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한 기업 비중은 25.1%에서 25.3%로 다소 늘었다. 우량기업은 줄어드는 가운데 수익성 저하 기업은 늘어나는 모양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적자기업은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다. 영업이익 적자기업은 2016년 65개사에서 이듬해 75개사, 지난해 85개사로 증가했다. 2년 연속 영업이익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자지속’ 기업도 2014년 51개 이후 2017년 35개까지 줄어들다가 지난해 다시 51개로 대폭 늘었다. 반면 흑자기업은 2015년 42개 기록 이후 2016년 35개, 2017년 30개, 지난해 24개로 줄어들고 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지난해까지 기업 실적 증가를 견인했던 반도체업종의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 세제 혜택 등에 보다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때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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