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국회를 빛낸 바른정치언어상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뉴시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회 국회를 빛낸 바른정치언어상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한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이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자유한국당이 자당 일각에서 세월호 참사 유족들을 폄하하는 내용의 발언이 나오자 자체 윤리위원회에 해당 안건을 회부했다. 하지만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하 발언 징계 절차가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이번 사안에 대해서도 유야무야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이 제기되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7일 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자당 소속 정진석 의원과 차명진 전 의원의 세월호 유족 폄하 발언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황 대표는 “우리 당 일각에서 있어서는 안 되는 부적절한 발언들이 나왔다. 유가족과 국민들의 마음에 상처 주는 것은 물론, 표현 자체도 국민감정과 맞지 않았다”며 “우리 당에서 그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옳지 않은 행동이다. 윤리위에서 응분의 조치를 해주길 바라고 다시 한 번 당대표로서 국민께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제기됐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KBS라디오 인터뷰에서 “5·18 망언도 보지 않았느냐. 한국당에서 일단 어떤 조치를 취할지 지켜보겠지만 큰 기대는 안 한다”며 “한국당 분위기 자체가 이렇게 막말 정치, 혐오와 증오의 언어를 해서 자기 지지 세력들을 결집시켜야겠다고 해서 상당히 성과를 보고 있다. 한국당의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고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홍 원내대표는 “우선 5·18 망언을 했던 의원들부터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국회에서 아예 퇴출을 시켜야 한다고 얘길 했는데 국회 윤리위원회도 방해해서 조치를 취하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며 “이번에도 (한국당이) 적당히 시간을 끌면서 아마 넘어가지 않을까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진석 한국당 의원은 세월호 참사 5주기 당일 자신의 SNS에 “오늘 아침 받은 메시지”라면서 “세월호 그만 좀 우려먹으라 하세요. 죽은 애들이 불쌍하면 정말 이러면 안 되는 거죠. 이제 징글징글해요”라는 글을 올렸다. 이는 같은 당 소속 차명진 전 의원이 세월호 유가족을 향해 “징하게 해 쳐먹는다”는 글과 함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정 의원은 논란 이후 해당 글을 삭제하고 “어제 제가 올린 짧은 글로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세월호가 더 이상 정쟁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뜻을 우리 정치권에 던지고 싶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의 마음을 아프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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