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이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하는 현금이 3년새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들이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하는 현금이 3년새 3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국민들이 지갑 속에 소지하는 현금이 줄어들고 있다. 간편 결제와 송금서비스가 확대되면서 국내 가계의 거래용 현금은 3년 사이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없는 사회’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거래용 현금 보유액 3년새 33%↓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우리나라 가계 98.2%가 거래용 현금을 보유 중이다. 거래용 현금이란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하고 있는 현금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국민의 현금 사용에 관한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3년 단위로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 22일부터 12월 5일까지 전국의 1인 이상 가구주 1,100명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3년 사이 국민의 거래용 현금 보유액은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기준 가계의 거래용 현금 평균 보유액은 7만8,000원으로 2015년(11만6,000원) 대비 33% 감소했다. 거래용 현금을 보유한 가계 비중이 2015년 99.7%에서 지난해 98.2%로 소폭 하락한 것과 비교된다.  

비상금 명목으로 집이나 사무실에 보관하는 예비용 현금의 경우, 보유 가계 비중과 규모가 크게 줄었다. 보유 가계 비중은 2015년 27%에서 지난해 23.3%로 3.7% 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규모는 69만3,000원에서 54만3,000원으로 22% 줄었다.

거래용과 예비용을 모두 포함해 가계가 보유한 평균 현금 규모는 20만3,00원이다. 이는 월평균 소득의 6.0%에 해당된다. 평균 현금보유 규모는 2015년 30만1,000원에서 32% 감소했다. 소득 대비 비중도 10.2%에서 6%로 감소세를 보였다. 

최근 1년간 현금보유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가구는 18.9%에 달한다. 현금보유가 감소한 이유로 응답자의 38.7%는 간편 송금 서비스 개발을 꼽았다. 이어 현금 도난위험 등 비용부담이 24.3%로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현금을 가장 적게 보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거래용 현금을 5만4,000원 보유해 가장 적었다. 이어 30대(6만4,000원) 40대(9만1,000원), 50대 (10만5,000원) 순으로 현금을 적게 보유하고 있었다. 중장년층은 비교적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모양새다.  

현금지출액도 줄어든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기준 가계의 현금지출액은 월평균 64만원으로 2015년(81만원) 21% 감소했다. 총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현금 비중도 2015년 38.8%에서 지난해 32.1%로 6.7%포인트 낮아졌다. 

지급수단별 지출액 비중을 보면 2015년에는 현금(38.8%)과 신용‧체크카드(37.4%)가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현금(32.1%)보다 신용‧체크카드(52.0%)가 훨씬 높게 나타났다.  

가계의 소득 중 현금취득액은 월평균 49만원(소득 대비 14.5%)으로 2015년(72만원, 24.6%) 대비 크게 감소했다. 금융기관에서의 현금인출 또한 월평균 3.1회, 87만원으로 나타나 2015년(4.2회, 99만원) 대비 줄었다. 

간편 결제와 송금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현금 없는 사회는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의 설문조사에서 현금 없는 사회의 실현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거나 없다’는 응답이 48.7%, ‘중장기적으로 있다’는 응답이 35.4%로 조사됐다. ‘단기간 내 있다’는 응답은 15.9%였다. 

현금 없는 사회로의 이행 시 긍정적 효과는 ‘탈세방지 및 지하경제 축소’(42.3%), ‘현금의 도난‧분실 위험 및 보관비용 감소’(29.5%), ‘현금 관련 강력범죄 단절‘(17.6%) 등으로 조사됐다. 반면 문제점으로는 ‘노인 등 일부 계층의 거래 불편‘(36.4%)과 ‘비상시 경제활동에 어려움‘(23.5%)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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