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정소현 기자] 한화호텔&리조트(이하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잇단 악재로 곤혹스런 처지에 놓였다. 협력업체와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온갖 구설에 휘말리고 있어서다. 최근엔 자사 임직원들이 접대와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지만 주위 시선이 곱지 못하다. 자칫 대외 이미지 타격 및 신인도 추락으로 이어질까 수심이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 협력사와의 갈등… 갑질일까 을질일까

논란의 발단은 지난 3월 언론을 통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갑질 의혹이 제기되면서부터다. 중개업체(이하 A사)로부터 육류를 납품받은 뒤 대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인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A사가 회사에 갚아야 할 150억원 가량의 채무 대신 물건(육류)으로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육류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한화로부터 대출을 받기도 했는데, 이를 갚지 못해 부채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로 인해 애먼 중소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점이다. 한화호텔앤리조트가 A사에 대금을 지급하지 않으면서, A사에 육류를 납품한 중소업체들까지 위기 상황에 내몰린 것. A사에 납품을 하고 대금 등을 받지 못한 업체는 모두 3곳으로, 피해액만 60억이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A사 대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담당자와의 통화내용을 중소업체들에게 직접 들려주며 신뢰를 얻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 최근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직원들이 A사로부터 접대와 향응을 제공받았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최근 <일요신문>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일부 임직원들이 서울 송파구 한 관광호텔 지하 룸살롱을 수차례 방문했고, 그 비용을 협력업체가 지불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A사 대표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직원들의 회식이 끝난 뒤 직접 비용을 지불했으며 일부 직원들의 2차(성매매) 비용까지 처리했다.

특히 해당 매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직원들이 협력사와 함께 ‘한화성공회’라는 사조직을 꾸려 매달 정기모임을 가졌다고도 전했다. ‘한화성공회’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직원 3명과 협력사 대표 17명 등 총 20명으로 구성됐으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회원(임직원)들은 연회비를 내지 않았다고도 덧붙였다.

◇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최대 피해자, 사실상 우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일련의 상황에 대해 상당한 당혹감을 드러내고 있다. A사의 주장이 모두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접대나 향응은 없었고, 모두 악의적 음해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오히려 협력업체의 음해로 인해 대외 이미지 추락 및 영업활동에 직격탄을 맞고 있어 피해가 크다고 호소하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A사는 수차례 외상대금 변제 요구에도 이를 미루다 결국 ‘자력변제 불가’를 선언했다”며 “어쩔 수 없이 A사가 공급한 물건에 대해 상계처리를 한 것 뿐이다. 상계처리는 정식 거래하는 업체에 통보하는 것만으로도 효력이 발휘된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업체의 사정은 안타깝지만 자사와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없고, A사가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축산물을 매입하는 것도 전혀 몰랐던 사안”이라며 “A사가 거래지위를 이용해 양쪽(한화호텔앤드리조트, 중소업체)에 문제를 일으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력업체들과의 사조직 구성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사조직’은 고객사 대표들끼리 자발적으로 만든 모임으로, 한화와 연계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들의 친목모임에 간혹 자사 직원들이 초대되는 경우가 있긴 했지만, 단지 게스트 자격으로 참가한 정도라는 게 회사 측 주장이다.

회사 측 관계자는 “내부조사 결과, A사가 주장하는 접대·향응은 전혀 사실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며 “모든 상황에 대해 A사 대표가 귀책사유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악의적 음해로 인해 본질이 흐려지고 있는 게 너무 황당하고 억울한 상황이다. 사실상 이번 사건의 최대 피해자는 자사”라고 말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A사의 거짓 주장으로 인해 유무형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채권 피해로 인한 금전적 손실도 그렇지만, 내부 직원 동요 및 영업활동에도 영향을 받는 등 대내외적인 피해가 크다고 하소연했다. “사실관계를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선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음해로 인해 A사 대표의 귀책사유가 희석이 돼선 안된다”는 게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주장이다. 

현재 피해를 주장하는 중소업체들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임직원 2명과 협력업체 A사 대표 등 3명에 대해 사기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여기에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측은 지난 3월 협력업체 A사 박 대표를 사기죄로 고소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A사 간의 진실공방은 법정에서 시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잇단 구설에 브랜드 이미지와 대외신인도에 생채기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고민은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