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 구속 기간 만료 이후 석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를 두고 황교안 대표가 '박근혜 그림자'를 지우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이 만료되자 석방 필요성을 암시했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 구속 기간 만료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 몸이 아프고 여성의 몸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점을 감안해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수감 상태가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이렇게 오래 구금된 전직 대통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기소 돼 상고심 재판을 받는 박 전 대통령 구속 기간은 전날(16일) 만료됐다. 하지만 2016년 총선 공천 개입 혐의로 지난해 11월, 징역 2년이 확정돼 석방되지 않았다. 신분만 미결수에서 기결수로 바뀌었다.

박 전 대통령 구속 만료에 따른 석방을 요구하는 세력은 친박계(친박근혜계)와 태극기 부대 세력이 대표적이다. 친박계(친박근혜계) 홍문종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황교안 대표에게 박 전 대통령 석방을 위한 구체적 행동을 요구했다.

홍 의원은 전날(16일)에도 “고령의 여성인 박 전 대통령은 장기간의 구속 수감과 유례없는 재판 진행으로 건강 상태가 우려되는 수준”이라며 “즉각 석방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인권침해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가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발언한 것은 홍 의원의 주장에 화답한 셈이다.

이는 황 대표가 보수대통합에 불을 지핀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보수대통합에는 바른미래당 뿐 아니라 대한애국당과의 합당 가능성도 거론된다. 박 전 대통령 석방 요구를 통해 태극기 부대가 주력인 대한애국당과 통합의 접점을 찾는다는 계산이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6일 유튜브 방송 ‘신의 한수’에 출연해 “이번 창원 선거에서 대한애국당 후보(진순정)가 표 0.8%(838표) 가져간 게 너무 아쉽다. 그게 우리한테 왔으면 정의당 성지인 창원에서도 우리가 이길 수 있었다”면서 우파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이외에도 당내 의사결정 구조가 친박계 중심으로 재편된 상황 역시 황 대표가 ‘박근혜 그림자’를 지우지 못하는 이유로 지목된다. 친박계 최고위원 김순례·김광림·신보라 의원과 함께 사무총장도 ‘원조 친박계’로 지목되는 한선교 의원이 임명된 상태다. 비박계 최고위원(조경태·정미경)이 있지만, 수적으로 친박계에 밀리는 형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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