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법정 구속된 지 77일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석방 다음날인 18일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 뉴시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법정 구속된 지 77일만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그는 석방 다음날인 18일 경남도청으로 출근하며 새 출발을 알렸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경남도청으로 출근했다. 보석으로 석방된 지 하루만이다. 그는 여러 차례 고개를 숙였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도정 공백을 초래한데 대한 사죄였다. 그만큼 새 출발에 대한 의지도 강했다. 김경수 지사는 18일 도청 출근길에서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경남도정을 하나하나 챙겨가겠다”고 말했다.

◇ “진실 바로잡겠다” 항소심 전의 다지기

김경수 지사는 종일 바빴다. 행정부지사와 경제부지사로부터 현안 과제를 보고 받은 뒤 현안점검회의를 열었다. 여기서 자신의 구속기간 빈자리를 메워준 간부 및 직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올해 역점시책으로 내세웠던 3대 혁신(경제·사회·도정혁신) 정책의 중단 없는 추진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진주에서 발생한 방화 살인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주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할 계획이다.

김경수 지사의 빠른 복귀는 본인이 누차 밝혀온 대로 도정 공백에 대한 사죄의 표현으로 보인다. 나아가 김경수 지사의 결백과 무죄 확신을 나타내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는데 이견이 없다. 실제 그는 17일 서울구치소를 나서며 “1심에서 뒤집힌 진실을 항소심에서 반드시 바로잡겠다. 진실은 아무리 멀리 던져도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을 꼭 증명하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덧붙였다.

전화위복이랄까. 1심에서 유죄 판단을 받았던 김경수 지사가 도리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그간의 유약한 이미지 대신 ‘정치인 김경수’로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때문에 김경수 지사가 “지금 경남의 여러 어려운 상황을 우리가 기회로 만들어 가야할 때다. 위기라는 말속에는 위험과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고 말한 대목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김경수 지사의 보석 석방으로 무죄 판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김경수 지사 측은 1심 판결에 오류를 지적하며 “원점부터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뉴시스
김경수 지사의 보석 석방으로 무죄 판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앞서 김경수 지사 측은 1심 판결에 오류를 지적하며 “원점부터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 뉴시스

내부에선 재판 승소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다. 드루킹 일당 진술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된 데다 판결 자체에도 ‘~보인다’라는 표현을 81차례 사용하는 등 직접적 증거가 아닌 심증에 기댄 선고라는 비판이 나온 만큼 항소심에서 1심 결과를 뒤집을 것이란 기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여기에 보석 석방은 김경수 지사의 무죄 판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물론 재판부는 보석 허가에 대해 “보석 금지 사유에 해당되지 않았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4부는 김경수 지사의 보석 청구를 허가하며 6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보증금 2억원 납입 △창원시 안으로 거주지 제한 △3일 이상 거주지 벗어날 경우 사전 신고 △정당한 사유가 없을 시 반드시 소환 △사건 관계자 접촉 금지 △도망·증거인멸의 행위 금지다. 보석이 허가되면서 김경수 지사는 항소심 선고가 날 때까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김경수 지사는 “살은 좀 빠졌지만 체력을 많이 다져서 나왔다. 더욱 열심히 현장을 뛰겠다”면서 “앞으로는 재판과 도정을 병행하면서 도정에 다시는 지난번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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