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견인한 건설부문, 영업이익 70% 이상 의존
패션부문 “사업 효율화로 올해 실적 반등 가능”

삼성물산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39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뉴시스
삼성물산이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39억원을 기록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삼성물산이 ‘1조 클럽’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의 70% 이상을 건설부문이 이끌고 있어 패션 등 여타 사업 부문의 반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9일 업계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1조1,556억원, 영업이익은 1조1,039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4%, 25.3% 증가한 실적이다.

지난 2015년 제일모직과의 합병 이후 첫 ‘1조 클럽’ 진입이다. 당기순이익 또한 1조7,482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263.4% 늘었다.

◇ 영업이익 70%가 건설부문… 패션부문은 ‘줄철수’

삼성물산의 영업이익 70% 이상은 건설부문으로부터 나온다

건설부문은 지난해 매출액 12조1,190억원, 영업이익 7,73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1.1%, 54.3% 증가한 실적이다.

반면 패션부문은 이서현 전 사장 취임 이듬해인 2016년부터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2016년 매출 1조8,340억원, 영업손실 452억원으로 적자를 기록했고, 이듬해 매출 1조7,495억원, 영업이익 32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이후 지난해 매출액 1조7,590억원, 영업이익 2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0.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4.2% 감소했다.

야심차게 진행했던 사업도 녹록지 않다. 2020년 연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지난 2012년 론칭한 ‘에잇세컨즈’는 지난 2016년 9월 상하이 화이하루에 직영점을 열었지만 ‘사드 보복’ 논란으로 개점 2년 후 철수했다. 삼성물산 중국법인이 지난해 2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도 ‘에잇세컨즈’ 직영 매장이 철수한 탓으로 분석된다.

또한 2014년 YG엔터테이먼트와 합작해 설립한 ‘네추럴 나인’도 지난 1월 실적 부진으로 해산했다. 특히 K팝 특수를 노린 브랜드 ‘노나곤’은 2015년 14억원의 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이듬해 13억원, 2017년 18억원을 기록하자 올 상반기까지만 운영하기로 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화학 등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비주력 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뉴시스
이재용 부회장은 화학 등 계열사를 매각하는 등 비주력 사업에 대해 ‘선택과 집중’ 행보를 보이고 있다./뉴시스

◇ 삼성물산 “사업 효율화로 반등 가능”

상황이 이쯤되면서 패션부문의 매각설이 제기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계열사들에 ‘선택과 집중’ 행보를 보인 만큼 부진하고 있는 사업 부문을 처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2015년 삼성테크원을 비롯 삼성탈레스·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 등 4개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했고,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와 삼성정밀화학·삼성BP화학 등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삼성이 인공지능(AI)·5G 이동통신·바이오·전장부품 등 4대 신성장동력을 발표하고 이들 4개 사업에 2020년까지 25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혀 비주력 사업에 대한 추가 청산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사정이 이쯤되면서 패션부문 자체의 반등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4년째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이에 삼성물산은 실적 반등을 위한 체질 개선에 나섰다. 패션부문은 이서현 전 사장이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이동한 후 남성복 사업1·2부를 남성복사업부로 통합했다. 박철규 상품총괄 부사장이 공석이었던 패션부문장을 맡으며 상품총괄 보직도 없앴다.

또한 삼성물산은 지난 3월 패션부문의 여성복 브랜드 ‘구호’를 만든 정구호 디자이너를 고문으로 영입해 올해 브랜드 론칭 30주년을 맞는 빈폴의 리뉴얼을 맡기기로 했다. 정 고문이 삼성물산의 전신인 제일모직을 떠난지 6년 만이다.

아울러 온라인 브랜드 ‘오이아우어’를 론칭해 패션부문 통합 온라인몰 SSF샵에서 독점 판매하고 있다.

‘오이아우어’는 온라인 사업부 내 디자이너와 판매인력을 배치해 마케팅 및 판매역량을 더했다. 아울러 고객품평단을 운영해 소비자의 요구를 실시간으로 반영해 사업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사업 효율화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며 “SSF몰 등 온라인 사업 부분은 성장세를 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 사업 브랜드와 온라인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다”며 “사업 효율화 작업으로 올해 실적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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