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득 역시 조현병 환자였던 것으로 전해지며 관련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뉴시스
안인득 역시 조현병 환자였던 것으로 전해지며 관련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민성 기자] 또 조현병이다. 충격적인 범행수법으로 5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앗아간 진주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이 과거 피해망상 등 조현병을 앓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안인득은 범행 이후에도 반성하는 모습보단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살인사건은 잊을만하면 반복되고 있다. 여성들을 거리로 몰려나오게 한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그리고 지난해 12월 자신이 치료하던 환자에 의해 사망한 고(故) 임세원 교수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안인득 범행 이후인 지난 19일엔 지난해 10월 흉기로 행인 2명을 찌른 50대 남성이 징역 10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 남성 역시 조현병 환자였다.

과거엔 ‘정신분열증’이라 불렸던 조현병은 사고, 감정, 지각, 행동 등 인격의 여러 측면에 걸쳐 광범위한 증상을 일으키는 정신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평생 유병률이 1%에 이르는 비교적 흔한 정신질환이기도 하다.

조현병 환자에 의한 사건이 반복되면서 조현병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극도로 악화된 상태다. 범행의 충격이 워낙 큰 탓에 적잖은 국민들이 조현병을 핑계 또는 변명으로 여기기도 한다. 살인을 저지르고도 조현병 등 심신미약을 주장하면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비판적 여론이 많다. 또한 피해자의 인권보단 가해자의 인권을 더 중시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조현병이 ‘병’이라는 점이다. 조현병은 뇌의 이상에 의해 발생하는 뇌질환이자 뇌장애다.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과 세로토닌 등의 이상으로 발생한다.

조현병을 향한 맹목적인 부정적 인식과 오해는 또 다른 피해자를 낳을 뿐 아니라, 반복되는 사건을 막는데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많은 조현병 환자 및 가족들이 잠재적 범죄자라는 편견으로 고통 받고 있다. 근거 없는 조현병 주장을 가려내는 것은 중요하지만, 조현병에 의한 범행을 단순히 감형을 위한 핑계로만 치부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을 어렵게 만든다.

조현병에 의한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철저한 관리대책과 더불어 조현병 범죄자 처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요구된다.

우선, 그동안 범행을 저지른 조현병 환자 중엔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증세가 악화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안인득 역시 담당의사가 지역을 옮긴 뒤 치료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의 증상이 사각지대에서 악화되는 것을 막고, 보다 체계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국가 차원의 관리 강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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