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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키움 히어로즈가 김민성을 보낸 이유, 장영석이 증명하다
2019. 04. 20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장역석이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마침내 꽃을 피우고 있다. /뉴시스
장역석이 시즌 초반 맹타를 휘두르며 마침내 꽃을 피우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는 FA권리를 행사한 김민성을 잡지 않았다. FA시장 전반에 한파가 몰아치며 다른 구단들 역시 김민성에게 선뜻 손을 내밀지 않는 상황에서도 키움 히어로즈의 기조엔 변화가 없었다. 결과적으로 김민성은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해 3루수를 필요로 했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었다.

물론 김민성은 절정에서 다소 내려온 감이 있었다. 하지만 공수양면에서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고, 경험 또한 풍부한 베테랑이었다. 젊은 선수 비중이 높은 키움 히어로즈 입장에선 한파가 부는 FA시장을 활용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를 잡을 수도 있었다. 사인 앤 트레이드로 팀을 떠난 김민성의 계약규모는 계약금 3억원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 계약기간은 3년이었다. 3년 최대 18억원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은 이번에도 옳았다. ‘믿었던 구석’이 기대에 100% 부응하며 굳이 김민성을 잡지 않았던 이유를 증명하고 있다.

김민성의 공백을 메운 것은 장영석이다. 여전히 이름이 많이 알려진 것은 아니지만 2009년에 입단해 어느덧 중고참이 됐다. 그러나 정수빈, 안치홍, 오지환 등 1990년생 동갑내기들과 비교하면 그의 프로생활은 꽃길보단 흙길이었다.

장영석은 데뷔 시즌부터 유망주라는 기대 속에 기회 또한 조금씩 부여받았다. 하지만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투수로의 전향도 시도해봤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고, 군대를 다녀온 뒤에도 좀처럼 빛을 보지 못했다. 젊은 선수들에게 비교적 많은 기회를 부여하며 새로운 스타를 많이 탄생시킨 키움 히어로즈였기에 더욱 아쉬움이 컸다.

이처럼 기다림의 시간은 길었지만, 결국 때는 찾아왔다. 장영석은 시즌 초반부터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김민성의 흔적을 지우고 있다. 수비에서도 김민성이 떠난 3루는 물론 박병호와 함께 1루도 책임지는 중이다.

지난 19일까지 올 시즌 21경기에 나서 88번 타석에 들어선 장영석은 26개의 안타와 8개의 사사구로 타율 0.329를 기록하고 있다. 홈런은 4개, 2루타는 5개다. 특히 25점의 타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선두를 달리고 있다. 수치도 수치지만 그 이상의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장영석의 이러하 모습은 키움 히어로즈가 기대하고 또 예상했던 바다. 물론 송성문, 김혜성 등 다른 대안들도 있었지만, 장영석 역시 김민성을 걱정 없이 떠나보낼 수 있었던 자신감의 근거였다.

이는 키움 히어로즈의 철학을 상징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김민성의 지난 시즌 연봉은 3억5,000만원이었고, FA계약을 통해 4억원의 연봉을 받게 됐다. 반면, 장영석의 올 시즌 연봉은 5,300만원이다. 7,500만원의 송성문, 7,000만원의 김혜성을 모두 더해도 김민성 연봉의 절반이 채 되지 않는다.

믿고 기다려주며 기회를 안겨준 키움 히어로즈와 그 기다림에 응답한 장영석. 이들은 단순히 야구를 넘어 더 큰 울림을 남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