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도부 총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대안으로 안철수, 유승민 전 공동대표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도부 총사퇴' 압박을 받는 가운데 대안으로 안철수, 유승민 전 공동대표 역할론이 제기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손학규 대표를 버렸다. 4·3재보궐선거 참패가 계기였다. 현 상태에서 내년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포스트 손학규 체제’를 위한 대안도 준비한 모습이다.

포문은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이 열었다. 이들은 연이은 선거 참패에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는 이들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럼에도 이들은 ‘당무 보이콧’과 ‘연판장’까지 꺼내들며 지도부 총사퇴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여기에 안철수 전 공동대표 측 인사들도 동참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에서 회동한 뒤 손 대표 사퇴에 뜻을 모았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손 대표 당선을 도와줬던 지지기반마저 등을 돌린 셈이다. 원인은 선거 패배와 ‘정치적 성과 없는 행보’다.

손학규 대표 측은 ‘지도부 총사퇴’ 주장에 “대안이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박주선 의원은 22일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손 대표가 사퇴하는 게 능사가 아니다”라며 “대안도, 대책도, 전략도 없이 무조건 사퇴하고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가겠다’는 식의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의 사퇴 주장은 용납하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2015년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보궐선거 참패’를 이유로 사퇴 압박 받은 상황에도 물러서지 않고, 총선 승리를 이끈 점을 언급했다. 당시 문 대표는 혁신위원회를 거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까지 출범시켜 20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다. 손 대표 역시 혁신위원회 출범을 예고한 만큼 ‘지도부 총사퇴’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 손학규 대안은 안철수·유승민?

현실은 손 대표 측 주장과 다른 모습이다. 안철수·유승민 전 공동대표가 ‘포스트 손학규 체제’를 이끌어갈 대안으로 지목되고 있다. 두 전직 대표는 공식적으로 당 내홍 수습에 나설 뜻을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공공연하게 ‘안철수·유승민 공동 비상대책위원회 체제’가 거론되고 있다.

안 전 대표 측근인 이태규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많은 지역위원장들이나 의원들도 현실적으로 안철수·유승민 두 전직 대표가 연대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손 대표 측이 ‘대안 없이 사퇴를 주장한다'는 반발에도 “지도부가 해야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반박했다. 그는 “손 대표가 ‘후배들을 위해 길을 열어주겠다’라고 언급한다면 대안 체제 논의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손 대표가 ‘사퇴할 뜻이 없다’고 하는데 전직 대표들이 ‘내가 나서겠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거듭 손 대표 사퇴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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