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퇴진론'을 두고 당내 계파들이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23일 의원총회에 참석 중인 손학규 대표. 뒤로는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이혜훈, 지상욱 의원 모습이 보인다. / 뉴시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퇴진론'을 두고 당내 계파들이 공중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은 23일 의원총회에 참석 중인 손학규 대표. 뒤로는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이혜훈, 지상욱 의원 모습이 보인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퇴진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계파간 공중전도 활발해지고 있다. 의원총회나 최고위원회의 등 공개회의에서 대립하지 않고, 원외 지역위원장들간 성명서 발표나 회동 등으로 맞붙는 모습이다.

문병호 전 의원과 장진영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 고연호 전 국민의당 수석대변인 등 바른미래당 전·현직 지역위원장은 23일, 손학규 대표 사퇴 요구에 대해 “자유한국당과 야합하겠다는 뜻”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차기 총선을 겨냥한 적폐세력과의 야합을 반대한다”며 “바른미래당은 ‘제3의 길’ 부활을 위한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수립하라. 가칭 제3의 길 위원회를 설치하고 개혁과 통합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문 전 의원 등이 주장한 ‘제3의 길’은 손학규 대표가 강조하는 메시지다. 손 대표는 전날(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는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거듭 일축하며 “바른미래당이 제3의 길로 나서서 새 정치의 중심이 되는 것, 이것이 수처작주(隨處作主·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된다는 뜻)의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철수 전 대표 측근을 포함한 지역위원장 등 90여명은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회동한 뒤 손 대표 퇴진을 주장하기로 합의했다. 회동 직후 김철근 전 대변인은 “지금 이대로는 총선을 치룰 수 없다는 게 대부분의 공감대고, 그런 차원에서 손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모아졌다”고 했다.

유승민 전 공동대표를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 출신 지역위원장도 공중전에 가세했다. 지난 17일 부산·경남지역 전·현직 지역위원장과 지난해 지방선거 낙선자 등 15명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처하고 “당 지도부는 도로 지역주의 정당을 추구하는 의원들과 명의도용 성명 발표한 지역위원장들을 엄벌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평화당과 합당 가능성을 거론한 박주선 의원을 공개적으로 지목하며 징계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손 대표 등 지도부가 박 의원의 징계를 추진하지 않을 경우 ‘지도부 총사퇴 운동’도 전개할 것을 예고했다. 박주선 의원은 손 대표 ‘퇴진론’에 대해 반발하는 주요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우회적으로 압박하는 행보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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