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수령 여부를 선택할수 있는 배달의민족(왼쪽)과 선택이 불가한 요기요.
배달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수령 여부를 선택할수 있는 배달의민족(왼쪽)과 선택이 불가한 요기요.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배달음식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함께 이에 따른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배달앱 업계의 엇갈린 행보에 눈길을 끈다. 배달의민족이 당장 조금이나마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한 반면,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는 미온적인 입장이다.

◇ 불필요한 일회용 수저·포크, 간편하게 ‘거부’

1인가구의 증가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세태의 확산, 그리고 이에 발맞춘 배달앱 업체의 성장이 맞물리면서 최근 배달음식 시장은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다.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음식 메뉴가 크게 확대됐을 뿐 아니라, 각종 서비스 품질 역시 한층 성숙한 모습이다.

하지만 부작용 또한 심각하다. 그중에서도 일회용품 쓰레기 발생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점은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지 오래다. 커피 매장 내 테이크아웃컵 사용 제한, 대형마트의 비닐 제공 제한 등 일회용품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이 도입되고 있는 상황을 역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불필요하게 일회용품 쓰레기를 증가시키는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지급에 대해선 고객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수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을 별도로 마련해둔 업소는 극히 일부였고, 대부분은 요청사항에 글을 남겨야 받지 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1인가구로 거주하는 한 30대 남성은 “평소 배달음식을 많이 시켜먹는 편인데, 수저는 집에 있는 것을 사용한다. 하지만 매번 요청사항을 적기 귀찮다보니 집에 쌓인 일회용 수저가 한가득 쌓여있다. 친구들이 놀러와 함께 음식을 먹을 땐 일회용 수저를 뜯기만 한 뒤 그대로 버릴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지난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음식 주문 시 일회용 수저 및 포크의 수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주문과정에서 간편한 체크 한 번으로 일회용 수저 및 포크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일회용 수저 및 포크를 받지 않겠다고 선택한 고객들에게 1,000원의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이벤트도 오는 30일까지 진행한다.

물론 이 같은 기능 도입이 배달음식에 따른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배달용기로 인한 일회용품 쓰레기 발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효과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효과가 크진 않더라도 당장 적용 가능한 방안부터 실행에 옮겼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일회용 수저 및 포크의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배달용기보다 더 어렵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반면 배달의민족을 빠르게 추격하며 배달앱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요기요·배달통은 이 같은 방안에 미온적인 모습이다.

요기요·배달통을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 측은 “내부적으로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며, 여러 대책도 강구하고 있다”면서도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수령 여부를 선택하는 기능의 도입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는 환경보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사내에서 음료나 물을 마실 경우 개인용 머그컵 또는 텀블러를 사용하도록 하는 ‘사내 일회용품 줄이기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며 “또한 프리미엄 딜리버리 서비스인 ‘셰플리’와 ‘직화반상’은 재생용지로 만든 용기를 사용하고 있고, ‘달죽’은 재생이 가능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회용 수저 및 포크 수령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큰 어려운 일은 아니라는 점에서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녹색연합의 배선영 활동가는 “배달음식으로 인한 일회용품 쓰레기 문제는 그 심각성에 비해 당장 완벽하게 해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 관점의 로드맵을 만들어가는 한편, 배달앱 업체들은 우선 당장 적용 가능한 것부터 실행에 옮기며 선도적인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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