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최된 / 뉴시스
지난해 개최된 '지스타 2018'에서 관람객들이 신작 모바일 게임을 즐기는 모습.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 뉴시스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중국이 새로 공개한 판호(게임서비스 허가권) 규정이 한층 까다로워지면서 한국산 게임 진출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은 19일 새로운 판호 규정을 발표하고 22일부터 내‧외자 판호 접수를 재개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규정을 지키지 않으면 게임사들은 판호 발급이 불가능하다. 중국 시장에 진출해 유료 서비스를 하려는 게임은 판호 발급이 필수적이다. 판호는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일종의 허가증이라 보면 된다. 중국 기업에 발급하는 ‘내자 판호’와 외국산 게임에 발급하는 ‘외자 판호’로 구분된다. 

그간 중국 정부는 자국 게임 산업 보호를 이유로 외국산 게임에 대해 강철 장벽을 내세워왔다. 한국산 게임의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에 대한 보복 조치까지 더해졌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그러나 14개월만인 지난달 외자판호의 재발급이 이뤄지면서 국내 업체의 기대감도 점점 커져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재개된 판호 심사는 결코 만만치 않다. 기존보다 심사 규정보다 대폭 까다로워진 탓이다. 

광전총국이 공지한 신(新) 규정에 따르면 게임명에는 영어를 사용할 수 없다. 반드시 중국 표준 간체자 중국어를 사용해야 한다. 아울러 게임 타이틀은 콘텐츠와 관련성이 높아야 한다. 

이와 함께 전투나 격투, 총격 등 게임에서 어떠한 색의 액체도 흘려서는 안된다. 기존 일부 게임사들이 붉은 피를 녹색으로 바꾸는 식으로 심의를 받아왔으나, 새 규정에 따라 유혈 장면 묘사 자체가 전면금지된다. 시체는 최대한 빨리 사라져야 한다. 

종교‧미신 등 관련 콘텐츠도 게임에 넣을 수 없다. 또한, 미성년 이용자는 게임 내에서 결혼할 수 없다.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정보는 퍼센트가 아닌 구체적인 횟수로 공개해야 한다. 

매년 판호가 승인되는 게임의 수에도 제한이 둔다. 또한 완성도가 낮거나 외설적이고 부도덕한 콘텐츠가 포함된 게임과 포커‧마작 게임에는 판호를 발급하지 않는다. 

만약 3차례의 수정 의견 후에도 문제가 있는 게임은 다시는 판호 발급을 신청할 수 없도록 했다. 이 밖에 당국은 사후 관리 감독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중국 출시를 노리고 있는 작품들의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도 높은 현지화가 동반되지 않는 경우 중국 당국으로부터 3차례 이상 수정 요구를 받을 수도 있어서다. 이 경우 중국 시장 진출은 원천 봉쇄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중국시장 진출시보다 현지화 작업에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며 “이에 따라 출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진출을 고려하는 게임사들은 앞으로 중국 유저(이용자)들의 입맛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서서 중국 게임 개발자들을 고용하는 등 게임 제작 단계부터 현지와의 협업을 늘리는 식으로 접근해야 만족할 만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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