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 /뉴시스
평창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모습.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김영철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물러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후임자는 50대 후반의 장금철로 대남 민간교류협력 사업을 담당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국정원은 24일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과의 개별 간담회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밝힌 것으로 정보위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국정원은 “김영철 위원장이 당 부위원장, 정치국위원, 국무위원 등 직함을 아직 가지고 있는 것으로 봐서 실각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대남대미 창구역할을 조정한 것으로 판단했다.

후임 통일전선부장은 장금철 아시아·태평양 평화위원으로 알려졌다. 장 부장은 민화협 등에서 대남 교류 업무를 맡아왔던 기술관료로 파악되고 있다. 군부까지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김영철 부위원장과 비교하면 무게감은 다소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김 부위원장이 대미협상과 핵문제에 있어 강경파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 입장에서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이 가능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내에 미래 핵을 포기하는 대신 현재 보유한 핵무기와 미사일은 보유해야한다는 기류가 있는데, 그 핵심에 김 부위원장이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위원장의 2선 퇴진을 북한의 비핵화 및 개방 노선의 긍정적인 변화로 예상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우상호 의원은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말했던 4.27 판문점 정상회담 후일담도 회자됐다. 당시 김정은 위원장은 “뭘 좀 추진하려고 했는데, 저 사람(김 부위원장) 때문에 안 되는 일이 많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같은 후일담을 전한 인물은 임종석 당시 비서실장이었다고 하는데, 물론 논란이 된 후 임 실장은 이를 부인했었다. 다만 남북협상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30대의 지도자 김 위원장과 60~70대 핵심간부들 사이 관점의 차이가 없을 수 없다”며 세대갈등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관심은 김 위원장을 보좌할 다음 인재그룹에 모아진다. 2017년 말까지 핵무력을 완성하고 대남대미 협상 및 개혁개방에 나선다는 치밀한 시나리오를 짠 그룹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10여 년 전 북-캐나다 수교로 시작된 유학파 등 서방문명에 눈 뜬 젊은 세대일 가능성도 점친다.

조정훈 아주통일연구소장은 <시사위크>와의 인터뷰에서 김재룡 내각총리 임명과 관련해 “우리가 모르는 김정은의 자문그룹이 있다는 게 중요하다”며 “북한 경제개혁을 보좌하는 자문그룹을 빨리 찾아야 한다”고 했었다. 민경태 여시재 한반도 미래팀장은 ‘코리아단번도약포럼’ 토론에서 “북한이 개혁개방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싱가포르에 북한 관리들이 교육을 받고 있고, 초기 캐나다 UBC에서 유학한 인재들이 북한으로 돌아와 각계각층에서 활약하고 있다. 김정은의 자문그룹에도 영향을 끼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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