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SH 사장을 역임했던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가 LH 신임 사장으로 임명됐다. /뉴시스
과거 SH 사장을 역임했던 변창흠 세종대학교 교수가 LH 신임 사장으로 임명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변창흠 세종대학교 행정학과 교수가 결국 LH 사장 자리에 앉게 됐다. 지난 3월 임기를 마친 박상우 전 사장이 임시로 자리를 지켜왔던 LH가 비로소 새로운 수장을 만나게 된 것이다. LH는 박상우 전 사장의 체질 개선 노력 덕에 ‘부채 공룡’이란 오명은 떨쳤지만, 변창흠 신임 사장 역시 적잖은 과제를 마주할 것으로 보인다.

변창흠 사장은 LH 수장에 대체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시계획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자랑하고, 2014년부터 3년간 SH 사장을 맡은 경력도 있다. SH와 LH는 성격이 유사한 측면이 많다.

정권과 발을 맞추는데 있어서도 불협화음보단 손발이 맞는 행보가 예상된다. 변창흠 사장은 박원순 서울 시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임명된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서울시정개발연구원에서 함께 근무했을 뿐 아니라, SH 사장 시절엔 당시 서울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던 김수현 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서울형 도시재생’ 사업을 주도한 바 있다. 이 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 공약의 근간이기도 하다. 아울러 변창흠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 국가균형위원회 및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먼저 자신을 향한 시선이다. ‘친(親) 정권’적인 측면은 그의 장점으로 꼽히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낙하산’ 꼬리표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만든다. 정치권 출신은 아니지만,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과 막역한 사이라는 점에서 다소 간의 지적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LH가 지닌 각종 논란 및 현안도 많다. 당장 10년 공공임대주택의 분양전환가격과 관련한 논란이 상당하다. 10년 동안 임대로 제공해온 아파트를 분양전환하는 과정에서 높은 시세를 적용하는 것을 두고 무주택 서민들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물론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에게 지나친 특혜를 주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반론도 비등하다. 양측의 입장 차가 크고, 중재가 쉽지 않아 당분간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끊이지 않는 갑질 등 도덕성 논란은 변창흠 사장이 끊어야할 사슬이다. LH 구성원들의 갑질 논란은 물론 LH 현장에서 벌어지는 갑질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박상우 전 사장 역시 2017년 9월 갑질을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혁신대책을 내놓고 전직원의 서약을 받았으나 달라진 것은 없었다. 지난해 10월에도 LH 직원의 ‘카톡 갑질’ 사건이 사회적 공분을 일으키는 등 갑질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 입찰비리와 관련해 LH 직원이 구속되는 등 각종 비리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산재사고도 마찬가지다. 최근 산업안전보건공단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가장 많은 산재 사망자를 발생시킨 곳이 바로 LH였다. 5년간 산재 사망자가 43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국감에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LH 현장에서 발생한 산재사고 136건 중 126건(93%)이 LH 셀프감리 현장에서 발생한 것이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갑질 문화 청산과 산재 사고 근절은 문재인 정부가 중점을 두고 있는 사안 중 하나다. 변창흠 사장 입장에서는 정부의 주거정책에 발을 맞추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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