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장관의 환송을 받으며 열차로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방문 일정을 마치고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러시아 극동개발장관의 환송을 받으며 열차로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평화체제 협상이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 후 김정은 위원장은 러시아를 새롭게 끌어들이며 미국에 압박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미국은 ‘다자협상’을 사실상 거부하면서도 일단 남북 정상회담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촉진자 역할을 맡은 문재인 대통령은 ‘속도조절’을 언급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1주년 기념식 메시지에서 문 대통령은 “새로운 길이기에 함께 가야 하기에 때로는 천천히 오는 분들을 기다려야 한다”며 “잠시 숨을 고르며 함께 길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는 중앙아시아 3국 순방에 앞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해야할 시점”이라고 했던 것과는 다소 온도차가 있는 대목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공을 북한에 넘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미대화 의지를 양 정상이 충분히 보였으며, 특히 문 대통령은 4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북한 측에 사실상 전달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속도조절’을 언급한 것은 협상의 속도를 늦추겠다는 의미 보다는 북한의 답변을 기다리겠다는 뜻에 무게가 있다고 해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하다.

현재까지 4차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다만 최고인민회의, 북러정상회담 준비 등 예정된 일정이 끝난 만큼, 조만간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남북협상 프로세스를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북한의 정치특성상 동시다발적으로 여러 행사를 추진하지 않는다”며 “북러회담이 끝나면 남북회담에 대한 입장이 조금씩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도 4차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및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29일 삐녜라 칠레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3차 (북미) 회담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촉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칠레 대통령이 북미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역할을 언급하며 기대표명을 한 것에 대한 답변”이라고 부연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