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걸캅스’ 주역들이 젠더 논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왼쪽부터) 라미란·정다원 감독·이성경 /뉴시스
영화 ‘걸캅스’ 주역들이 젠더 논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왼쪽부터) 라미란·정다원 감독·이성경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걸캅스’ 정다원 감독과 주연배우 라미란·이성경이 개봉을 앞두고 불거진 ‘젠더 논란’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걸캅스’는 48시간 후 업로드가 예고된 디지털 성범죄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마저 포기한 사건을 일망타진하기 위해 뭉친 걸크러시 콤비의 비공식 수사를 그린 이야기다.

‘걸캅스’는 최근 불거진 ‘버닝썬’ 사태를 연상하게 하는 소재와 내용들이 담겨있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또 ‘걸캅스’라는 제목 탓에 남성 혐오적 시각이 담긴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정다원 감독은 30일 진행된 ‘걸캅스’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해당 논란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제목이 ‘걸캅스’라고 해서 여성만을 위한 영화이거나 남성 혐오적인 시선이 담기고 젠더 갈등을 야기하는 영화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상에서 예상 시나리오 유출, 감독 인터뷰 예상 답변 등이 떠도는 것에 대해 “모두 봤다. 재밌었다”면서 “영화를 보면서 어떻게 클리셰를 비껴나가고 오그라들 때 어떻게 빠져나가나 직접 확인해주길 바란다. 독립영화를 하다 온 사람이라 아직 (상업영화의) 때가 덜 묻은 것 같다. 안심하고 보셔도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걸캅스’에서 콤비로 활약한 라미란(박미영 역)과 이성경(조지혜 역)도 정다원 감독의 말에 힘을 실었다. 먼저 라미란은 “성범죄라든가 그런 범죄의 피해자들이 여자들이 많지만 사실 남성 피해자도 많다”라며 “모든 피해자들이 조금 더 용기를 내고, 숨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거창한 메시지를 전한다기 보다 남의 일만이 아닌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는 경각심만 가져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성경은 “우리 영화는 같은 성별 가진 주인공이 콤비가 돼서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면서 “그 과정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응원이 된다면 감사한 일”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의지를 갖고 헤쳐 나가는 모습을 통해 통쾌함도 느끼고 희열도 느끼고 용기도 얻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면서 “희망이 되는 좋은 작품이나 영화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신종 디지털 범죄를 사실적으로 그려냄과 동시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나선 여성들의 이야기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영화 ‘걸캅스’는 오는 5월 9일 개봉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