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공개한 트래픽 분석결과(좌)와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결과(우). 전수조사를 한 청와대의 분석결과가 웹사이트 보다 신뢰도가 훨씬 높다.
청와대가 공개한 트래픽 분석결과(좌)와 웹사이트에서 제공하는 결과(우). 전수조사를 한 청와대의 분석결과가 웹사이트 보다 신뢰도가 훨씬 높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자유한국당 정당해산’ 청와대 국민청원이 1일 오전 기준 145만 명의 서명을 얻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전 가장 많은 서명을 받았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관련 청원(119만 명)을 훌쩍 뛰어섰다. 이 기세가 그대로 이어진다면 200만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자유한국당에서는 ‘조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30일 의원총회에서 “한국당 해산 청원에 100만 명이 동참했다고 (언론이) 보도하지만, 그중 14만 명 이상이 베트남에서 접속했다고 한다”며 “지금 청와대 안에서 청원 조작을 하는 게 누구인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매우 조작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동의했다.

근거는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제시한 시밀러웹(similarweb.com)에서 제공한 트래픽 통계다. 해당통계에 따르면, 청와대 홈페이지 접속자의 51.26%는 한국이었고 13.77%는 베트남으로 나타났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2월 대비 2,159%나 증가한 수치였다. 다만 해당 통계는 3월 기준으로, 4월 22일 올라온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과 직접 관련은 없다. 이준석 최고위원도 “4월 통계가 나오면 봐야겠다”고 했다.

청와대가 내놓은 분석결과는 달랐다. 취재진과 만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트래픽 분석결과, 4월 29일 기준 97%가 국내에서 이뤄졌고 이어 미국 0.82%, 일본 0.53%, 베트남 0.17%순”이라며 “3월 한 달 동안의 트래픽 분석 결과 국내 비중이 90.37%이며 베트남은 3.55%”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홈페이지 팝업창을 통해 구글에널리틱스 집계라고 밝히면서 “국민청원의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처음 의혹을 제기했던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청와대 측에서 공개한 구글 애널리틱스 통계는 샘플조사가 아니라 전수조사에 가까워 상대적으로 정확도가 높기 때문에 3월 전체 베트남 발 접속이 3.55%라는 수치는 신뢰도가 높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해외 이상 트래픽의 데이터를 검증하자는 취지로 요구한 정보공개가 타 정당의 정치인에게 전혀 관련 없는 이야기로 번져가는 것에 책임을 느낀다”며 ‘조작의혹’으로 변질시킨 자유한국당에 화살을 돌렸다.

물론 청와대 국민청원 제도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회 입법조사처의 지적도 있듯이 한 명이 여러 차례 중복동의를 할 수 있다는 문제가 여전하다. 청와대 차원에서 개선이 이뤄졌으나, 지금도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 카카오 등을 통해 1인당 최대 4번의 동의가 가능하다. 당초 취지와 달리 여론전으로 변질되고 있는 문제도 있다. 그럼에도 물리력을 동원해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고 추경 등 민생을 외면하고 장외투쟁을 지속하려는 한국당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크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맞불 성격으로 올라온 ‘민주당 해산’ 청원은 20만 명을 막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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