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씨푸드 성남 공장 입구 전경. / 네이버지도
CJ씨푸드 성남 공장 입구 전경. / 네이버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지난 3월 출범한 CJ씨푸드 강연중호(號)가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11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초 성남 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중태에 빠졌던 근로자가 끝내 숨을 거두면서 안전 경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 1분기 ‘어닝쇼크’… 사고 예방도 공염불

CJ제일제당의 자회사인 CJ씨푸드에 불어 닥친 위기감이 가시질 않고 있다.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CJ씨푸드는 올해 초 대표이사 교체를 통해 심기일전에 나섰지만, 위기의식은 되레 가중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2008년 이후 최저 흑자를 달성한 CJ씨푸드는 최근 각자 대표인 박정훈 전 대표의 자리를 강연중 전 CJ제일제당 상무로 교체했다.

1년 만에 이인덕·강연중 투톱 체제로 전환한 CJ씨푸드는 침체에 빠진 경영 상태를 반등시켜야 하는 성과를 도출해야 하지만 출발부터 불안한 낌새다. 올 한해 사업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격인 1분기에 어닝쇼크 수준의 성적표를 내놨다.

지난달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지난 1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한 CJ씨푸드의 전 분기 영업익은 2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7% 가량 감소한 규모일 뿐만 아니라, 2008년 1분기 후 가장 낮은 수치다. 당기순이익도 적자 전환됐다. 마이너스 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면서 11년 만에 순손실을 기록했다.

CJ씨푸드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원재료 가격과 주 52시간 도입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에 발목을 잡혔다. 회사 관계자는 “어묵과 맛살 등 주요 제품의 판매율이 저조해지면서 매출이 소폭 감소했으며, 연육 원재료 부담이 커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었다”며 “지난 2월 단행한 가격 인상 효과가 나타나는 하반기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안전 관리에도 구멍이 뚫렸다. 지난 1월 CJ씨푸드 성남 공장에서 근무 중 기계에 끼여 중태에 빠졌던 40대 근로자가 지난 3월 결국 숨을 거둔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이 사고로 CJ씨푸드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될 위기에 놓였다.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근로감독관은 “이번 주나 다음 주 중으로 법인과 대표를 산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을 내는 사법조치를 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 CJ씨푸드에는 나흘 간의 부분 작업 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당시 사고는 회사에서 특별히 사고 예방에 주력하던 기간에 발생했다. CJ씨푸드는 지난해 11월 1일부터 올해 2월 28일까지를 ‘안전사고예방 강조기간’으로 정하고 직원들의 안전 교육 강화와 설비 점검에 각별한 신경을 써왔다. 하지만 이 기간에 사고를 당한 소속 근로자의 산재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CJ씨푸드의 사고 예방 노력이 공염불에 그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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