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에 반발하며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의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 뉴시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에 반발하며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의 공동입장문을 발표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현욱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일 주승용 의원과 문병호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자 당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같은 당 하태경·이준석·권은희·김수민 최고위원은 즉각 ‘원천무효’라며 반발했다.

이들 4명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입장문을 발표하고 “오늘 손학규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지명직 최고위원 지명 시 최고위원회에 협의하도록 되어 있는 당헌 제23조 4항을 위반한 것으로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오늘 열린 최고위원회는 회의 정족수가 미달한 상황에서 개최되었기 때문에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손학규 대표는 당헌당규를 심각하게 위반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당내 화합과 민주주의 회복에 노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 달 가까이 지속돼 왔던 당 내부의 갈등이 손학규 대표의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으로 극심해진 모양새다. 바른정당 출신인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은 지난 4·3 보궐선거 참패 이후 손학규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하며 한 달 가까이 당무에 불참해 왔다. 김수민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출신이지만 지난달 26일 권은희 의원의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사·보임 논란에 반발해 당 대변인 직을 사퇴한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손학규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강행한 배경에 대해 “최고위원 세 분이 회의에 불참한지 한 달이 다 됐고, 당무가 전반적으로 정지돼 있는 상황에서 당무 집행을 정상화해야겠다는 열망 속에 두 분을 지명하게 됐다”며 “당의 화합을 방해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는 결코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당무에 복귀해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설명했다.

주승용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학규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아 달라고 몇 번이나 부탁했고 이를 뿌리칠 수 없었다”며 “바른미래당이 제대로 서야 대한민국 정치가 바로 설 수 있다. 응원해달라”고 국민과 당 안팎의 지지를 호소했다.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이날 국회 유승민 의원실에서 모임을 갖고 “당 지도부에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고 각오를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패스트트랙 사·보임 논란이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절차의 적법성 여부로까지 번지면서 바른미래당 내부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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