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업 지난달 경기실사지수가 전월 대비 10.2p 상승한 88.6을 기록했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건설업계 체감 경기지수가 두 달 연속 상승해 1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는 전월 대비 10.2p 상승한 88.6를 기록했다. 지난 3월 72를 기록한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한 수치로, 2017년 6월 이후 최대치다.

주요 건설사들이 1분기 부진을 면치 못하는 것과 대비되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자금조달·공사대금 수주 개선과 함께 정부의 SOC 예산 확보 등으로 해외 수주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한다.

반면 체감 지수가 낙관을 의미하는 100을 여전히 밑돌고 있을 뿐더러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향후 건설업계의 난항을 점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토목 수주 개선·SOC 추경안 확보… “향후 추이 지켜봐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공사 수주 BSI는 전월 대비 18.8p 상승했다. BSI는 기업가들의 향후 경기 동향에 대한 의견을 지수화 한 것으로, 기업체가 느끼는 체감경기를 말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주택을 제외한 비주택 건축과 토목 공사 지수가 전월 대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3월과 4월 체육관, 학교 등 공공건물 발주가 활발했고, 하수도 공사 및 철도 공사가 증가했다”며 “민간 오피스텔 분양이 활발했던 것 또한 지수 회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추경안에 SOC 예산 7,000억원을 포함한 것도 체감 경기지수의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SOC란 정부와 공공기관 공급자가 제공하는 설비와 시설류를 말하며 교량·항만·도로·철도·공공청사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신북방 정책 등 정부 차원의 경제 외교가 해외 수주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6일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중앙아시아 3국(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을 방문하는 일정 중 투르크메니스탄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를 방문해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를 적극 어필했다. ‘키얀리 가스화학 플랜트’는 현대엔지니어링과 LG상사가 수주해 지난해 완공한 시설이다.

이낙연 총리 또한 지난달 30일 쿠웨이트를 방문하는 일정 중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 개통식에 참석했다. ‘셰이크 자베르 코즈웨이’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2013년 착공한 세계 최장거리 다리다. 정재계에서는 이 총리가 그간 보여온 ‘경제 외교’ 행보의 일환이라고 분석한다.

다만 낙관은 이르다는 시선도 있다. 경기실사지수가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경기 상황을 비관하는 기업이 낙관하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뜻하는 만큼 향후 업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이다.

아울러 부동산 경기 침체로 수주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기실사지수가 아직 90선에 미치지 못했다”며 “3월과 4월 수주가 소폭 늘었지만 향후 수주 자체가 증가할 여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세 전환이 아닌 침체된 상황 가운데 일시적인 반등일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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