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코리아의 지난해 기부 활동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필립스코리아의 지난해 기부 활동이 새삼 관심을 끌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외국계 회사인 필립스코리아의 지난해 기부금 집행이 소극적인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부금은 같은 기간 영업이익의 0.017% 수준이었다. 다만 필립스코리아 측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지난해 영입이익, 전년 대비 236%↑… 기부금은 300만원? 

필립스코리아는 가전, 조명, 의료기기 제품을 판매하는 외국계 회사다. 국내 소비자에겐 전기면도기 제조사로 친숙하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필립스는 1976년 한국법인인 필립스코리아를 세우고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 

필립스코리아는 40년 넘게 한국 시장에서 터를 잡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는 매출 3,960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3,960억원)보다 1.2% 가량 늘어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8억원으로 전년(50억원)보다 236%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60% 감소한 50억원을 기록했지만 전체적으로 건실한 외형을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같은 이익을 바탕으로 필립스코리아는 지난해 해외 본사에 수십억원대 배당금을 집행했다. 지난해 필립스코리아는 해외 본사에 당기순이익의 49.7%인 47억원을 배당금올 송금한 바 있다. 

다만 기부내역은 이 같은 행보와 사뭇 비교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회사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필립스코리아가 기부금으로 집행한 금액은 300만원에 불과했다. 이는 전년(412만원)에서 소폭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기부금은 같은 기간의 매출액의 0.007% 수준에 불과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0.017% 비중을 보였다. 

이에 이익 성장 대비 사회공헌활동이 다소 미진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애인 고용율 현황도 곱지 않는 시선을 키웠다. 

필립스코리아는 지난해 말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장애인 의무고용 저조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으로 필립스코리아는 장애인 직원을 단 한 명도 채용하지 못하고 있다. 장애인고용의무제에 따라 상시 인력의 일정 규모를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물론 장애인 고용 의무를 어긴 곳은 그 해 민간기업 기준으로만 574곳이나 됐다. 비단 필립스코리아만의 문제라고 볼 수는 없다. 다만 그간 장애인에 대한 다양한 후원활동에 강조해온 기업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사고 있다. 

◇ 필립스코리아 “일자리 창출·취약계층 지원 활발”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필립스코리아 측은 “감사보고서에는 나타나지 않는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필립스코리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전화통화에서 “본사는 여성, 장애인,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공헌활동을 진행해오고 있다”며 “작년에는 본사의 의료기기를 장애인복지시설에 기증하는 한편, 장애인 올림픽 선수들의 재활을 도울 수 있는 기기를 후원하기도 했다. 수천만원에서 억 단위로 서포터가 진행됐지만, 해당 활동이 감사보고서 기부금 항목으로 잡히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회사 측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필립스코리아는 지난해 3월 스포츠재활 분야의 임상연구 및 재활프로그램 구축 등을 위해 고려대학교 기술지주 자회사 스포츠과학연구소 포티움 및 대한장애인 스키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같은 해 7월에는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에 적외선조사기 인프라케어 300대(1억원 상당)를 기부했다. 9월에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인도네시아 아시안패러게임 대한민국선수단에게 인프라케어 150대(5,000만원상당)를 후원했다. 또 올해 1월에는 서울시보건소에 자사 유축기 420대(8,600만원상당)를 기부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필립스코리아 관계자는 “최근 2년 새 46명을 채용했다. 생산기지가 없는 판매법인이라 채용을 늘리기가 쉽지 않지만 신규 채용을 확대하려고 최대한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다만 장애인 직원 채용은 현재까지 없는 상태다. 이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의 경우, 회사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지만 채용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며 “대신 장애인복지단체에 대한 다양한 후원과 봉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립스코리아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와 한국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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