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사의 지난해 R&D 투자 비중이 산업 업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지난해 국내 건설사의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이 산업 업종 중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500대 기업 매출액 대비 R&D 비중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R&D 비용을 공시한 214개사의 R&D 비용은 49조8,837억원으로 전년 46조639억 대비 8% 가량 늘었다. 매출액 대비 비중은 2.93%로 전년 2.83% 대비 0.1%p 상승했다.

특히 건설업종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0.60%로 전년 대비 0.02%p 느는데 그쳤다. 이는 산업 업종 중 가장 낮은 수치다.

건설업계 중 지난해 기준 R&D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KCC로 매출액의 2.14%인 809억원을 지출했다. 이어 현대건설(1.37%), 태영건설(1.35%), 두산건설(1.30%)이 뒤를 이었다. 이외에 업종 평균인 0.60%보다 높은 곳은 SK건설(0.78%), 대우건설(0.62%), 대림산업(0.60%)으로나타났다.

R&D 투자액은 현대건설이 1,37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KCC(809억원), 삼성물산(789억원), 대림산업(659억원), 대우건설(653억원), GS건설(527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 “안그래도 어려운데”… R&D 엄두 못내는 이유

전문가들은 건설업이 인력 중심의 산업인 만큼 R&D 비중이 낮다고 분석한다. 정부 차원에서의 지원 예산도 여타 산업에 비해 낮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12월 제조업 활력 및 지원 확대를 위해 3조원 규모의 산업기술 R&D 비용을 편성했다. 반면 건설업에 대해서는 2027년까지 공공주도 R&D 예산 1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공공의 지원이 미비한 상태에서 민간기업의 자체 R&D가 활기를 띠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 배경이다.

하지만 올해부터 건설사들이 ‘스마트홈’ 방식으로 AI(인공지능)기능 활용을 본격화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R&D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기술도입과 상품화는 지속될 것”이라며 “이미 업계에서는 트렌드로 여겨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계의 어두운 전망으로 차후 R&D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R&D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수익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투자의 여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김우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익성이 나빠진 것이 R&D 비용 투자 저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비를 절감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정도로 현재 건설사의 수익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 R&D의 필요성은 분명히 있다”면서도 “다만 수익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R&D 투자에 대한 여력이 없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건설사들의 AI 기능 탑재와 관련해선 “그동안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전문성 결여로 인해 비용 대비 성과가 나지 않았다며 “건설사들이 자체 개발하기 보다는 정보통신사에서 개발한 기술을 업계에서 도입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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