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 기념 마라톤 행사에서 나란히 앉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노동절 기념 마라톤 행사에서 나란히 앉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정계성 기자 자유한국당의 기세가 무서울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리얼미터가 9일 발표한 주중동향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지지율은 4주 연속 상승해 34.8%를 기록했다. 민주당과의 격차를 1.6%로 크게 줄였고, 이른바 ‘박스권’으로 여겨졌던 35% 고지를 눈앞에 둔 상황이다.

◇ 박스권 돌파 눈앞에 둔 황교안

지지율 상승의 핵심 견인차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2월까지 20% 중반대에서 횡보하던 한국당 지지율은, 황 대표가 취임한 3월 초를 기점으로 약 5% 포인트 상승했다. 이후 황 대표는 광화문 집회와 장외투쟁 등으로 보폭을 넓히며 당 지지율을 30% 중반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사분오열됐던 보수층이 집결한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차기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도 탄탄해지고 있다. 리서치뷰가 9일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에서 황 대표는 26%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다. 같은 날 코리아리서치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17.1%로 이낙연 국무총리와 공동 1위를 기록했다. 박근혜 정부 최장수 총리를 지내면서 상징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품격을 갖추고 있고, 무엇보다 참신함으로 다가설 수 있다는 게 황 대표의 무기다.

이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황 대표 취임 초기만 해도 사실 민주당 내에서는 “보수결집은 가능하겠지만, 중도확장력이 약하다”며 평가절하하는 시각이 대체적이었다. 하지만 한국당이 황 대표 중심의 단일대오를 형성하며 바짝 추격하자 위기감이 감도는 상황이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대로는 내년 총선이 쉽지 않겠다는 인식이 있다”고 했다. 특히 한국당의 불법적 회의방해로 지탄여론이 있는 가운데서도 격차가 좁혀진 것은 민주당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 이인영 당선은 ‘쇄신요구’ 의미

민주당이 직면한 문제로는 먼저 ‘인물난’이 꼽힌다. 물론 박원순 시장, 이재명 지사, 김경수 지사 등 쟁쟁한 차기대선 후보가 적지 않다. 다만 전국을 돌아다니며 후보자들의 손을 잡고 지원유세를 할 수 있는 자원은 한정적이다. 차기 대선주자로 보기 어려운 이해찬 대표만 가지고서는 힘들고, 무엇보다 황 대표의 ‘참신함’만 부각시킬 위험이 있다. 홍준표 대표, 손학규 대표 등을 상대할 때와 달리 ‘올드보이’ 이미지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4.3 재보선에서 이 같은 문제가 일부 드러났으나 규모가 너무 작았기에 유야무야 넘어가 버렸다.

청와대 주도로 국정운영이 이뤄지다보니 당의 ‘역동성’이 떨어진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물론 집권초기에는 청와대로 무게추가 기우는 측면이 있다. 집권여당 분열로 곤욕을 치렀던 노무현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소속의원 개개인이 자제했던 것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혁신해야할 정당의 모습으로는 적절치 않다. 참신한 인물들을 주축으로 당 혁신의 움직임을 만들어가야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이인영 의원이 원내대표에 당선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당초 여의도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신임을 받고 있는 김태년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점쳤다.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비주류로 분류된 이인영 의원이 비교적 큰 표 차로 승리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비문이 친문을 상대로 승리했다고 분석하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초재선 친문이 이 의원을 지원했다는 점에서 그렇게 보긴 힘들고, 친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이인영 의원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진다. 따라서 내년 총선에 위기감을 느낀 초재선 신진인사들이 당 주류 및 지도부에 일종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보다 자연스럽다.

이 신임 원내대표도 자신의 승리 원인을 ‘총선구도’에서 찾았다. 당선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총선에서 꼭 이겨야 문재인 대통령도 성공하고 촛불시민혁명 과정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기대한 것을 완성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어떤 것이 총선에 더 좋은 구도일지, 좋은 모습일지를 많이 고려한 것 같다”고 했다.

<기사에 인용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는 tbs 의뢰로 지난 7일과 8일 진행됐다. 유무선 ARS 및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조사해 1008명이 응답을 마쳤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전체 응답류른 6.6%다. 코리아리서치의 여론조사는 MBC 의뢰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유무선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해 1006명이 응답을 완료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전체 응답률은 11%다. 리서치뷰의 여론조사는 4일부터 6일까지 유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해 1000명이 응답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 전체 응답률은 4.3%다. 보다 자세한 개요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