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체부 장관, 취임 후 게임업계 첫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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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엔씨소프트를 방문해 김택진 대표이사와 면담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지난달 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게임업계와 만나 게임 결제한도, 비영리 목적 창작 활동에 대한 등급 분류 등 갖가지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는 박 장관의 공약이 모두 이행될 경우 ‘제2의 르네상스’를 맞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상반기 내 PC·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폐지 등 규제완화 예고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9일 경기도 판교를 방문해 리얼리티매직, 엔씨소프트 등 국내 게임사를 방문한 후 국내 주요 게임사 및 중견 게임업체 대표, 관련 협회·단체장 등 20명과 함께 간담회를 갖고 규제 완화 계획을 밝혔다.

현장에는 이재홍 게임물관리위원장, 김영준 한국콘텐츠진흥원장,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 등 게임 관련 협·단체장이 참석했다. 

게임업계에서는 권영식 넷마블 대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양동기 스마일게이트 스토브 대표, 문지수 네오위즈 대표, 김성균 리얼리티매직 대표 등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박 장관은 간담회에서 성인에 대한 PC·온라인 게임 결제한도를 늦어도 6월 상반기까지 폐지할 것을 공언했다. 그는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성인에게까지 결제한도를 둔다는 건 굉장히 낙후적”이라며 “빠르면 이달, 늦어도 6월까지 온라인 PC 게임의 결제한도 규제를 풀겠다”고 말했다

또한 △청소년 등 개인 개발자의 비영리 목적 창작 활동에 대한 등급분류 면제 △실감형 게임 등급분류 지표 개발과 제도 개선 △일부 영업정지 근거 마련과 과징금 현실화 등을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자금 부족, 해외 시장 경쟁 심화 등 국내외 여건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게임기업에 대해서는 지원 인프라를 확대하고, 세제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모태펀드 문화계정 게임전문펀드도 현재 300억원에서 2~3년 내 1,000억원으로 늘려 직접투자에도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 실질적인 규제 완화 이뤄질까… 업계 기대감 ‘쑥쑥’

게임업계가 박장관에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지난 2009년 한국게임산업협회장에 추대될 정도로 업계 이해도가 높아서다. 실제 국회 인사청문회때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장애 질병코드 추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기도 했으며, 모바일 셧다운제를 비롯한 과도한 규제에 대해서도 주무부처 간 협의를 통해 개선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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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한 식당에서 게임업계 대표들을 만나 간담회를 갖고 게임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이에 업계는 이번 회동이 실질적인 규제 완화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 경우 게임산업에 ‘제2의 르네상스’가 올 수도 있다.

과거 2000년대 초반까지 국내 게임산업은 PC온라인 게임의 종주국으로서 중국 게임시장 진출을 확대해나가며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바다이야기’ 사건 이후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대되며 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바다이야기’는 2004년에 등장한 아케이드 게임이다. 중독성과 사행성 등으로 사회적 문제가 됐고, 이후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신설되는 등 게임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 당연히 게임 개발자들의 입지도 좁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이후 게임산업을 킬러콘텐츠 산업의 핵심분야로 육성시켜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하면서 산업 육성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이뤄지고 있다. 

실제 문체부도 지난 3월 올해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게임 관련 신시장 창출과 기업 활동 지원을 확대하겠다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게임전문학교를 운영해 특화된 인력을 양성하고, 인식개선에도 적극 앞장서겠다는 방안을 내놨다. 특히 인식개선과 관련해서는 여가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교육과학기술부 등과 협업해 △세계보건기구(WHO)의 게임 과몰입 이슈 연구 △병사 대상 게임문화 교육 △게임 활용 교사 학습 모델 및 콘텐츠 개발 등을 진행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박장관은 노무현 정부 시절 게임산업과가 신설됐을 때 문화산업국장을 맡아 게임산업 지원의 실무를 책임져온 이력이 있다”며 “결제한도 폐지를 시작으로 다양한 규제를 손봐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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