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점 사업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와 관심이 집중된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0일 “만성적 적자사업을 떼어낸 것은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이라며 “면세점에서 철수하면 영업이익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갤러리아면세점63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63빌딩 / 뉴시스
최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가 면세점 사업 철수를 선언한 가운데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와 관심이 집중된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0일 “만성적 적자사업을 떼어낸 것은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이라며 “면세점에서 철수하면 영업이익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은 갤러리아면세점63이 위치한 서울 여의도 63빌딩 / 뉴시스

시사위크=김은주 기자  “만성적 적자사업을 떼어낸 것은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이다.”

최근 면세점 사업 철수를 선언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결정을 두고 “기업가치에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10일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목표주가 4만원, 투자의견 매수(BUY)를 새로 제시하며 이같이 밝혔다.

박 연구원은 “일각에서 면세점 철수를 놓고 부정적 시각이 나오지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의 면세점사업은 수익성을 개선할 여지가 크지 않았다”며 “면세점에서 철수하면 영업이익이 빠르게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면세점 운영 3년간 1,000억원 영업손실… 사업 철수 결정

사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이하 갤러리아)의 면세점사업 철수를 두고 시장에선 우려의 시각이 많았다. 무엇보다 2015년 치열한 경쟁을 뚫고 획득한 사업권을 스스로 포기하면서 ‘전략 실패’ ‘예견된 결과’라는 부정적 평가가 쏟아졌다. 백화점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두고도 성장동력으로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면세점 사업 철수를 발표한 다음날(4월 30일) 갤러리아 주가가 전날 대비 21.5%나 하락한 것도 주력 사업 종료에 따른 기업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조금 달리 봤다. 현재 면세시장은 ‘제살 깎아먹기’ 등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힘겨운 사투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갤러리아의 결정을 ‘용단(勇斷)’으로 평가했다. 만성적 적자사업을 떼어낸 것은 오히려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긍정적이라고 분석한 것이다.

실제 2016년 7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문을 연 갤러리아면세점63은 개장 이래 매년 적자에 시달렸고, 결국 3년간 1,000억원 넘는 누적 영업손실을 내기에 이르렀다. 자구적인 노력을 통해 일회성 이익을 만들어내며 한때 흑자전환 하기도 했지만, 대내외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갤러리아가 사업권을 획득한 2015년 이후 시내 면세점수가 2015년 6개에서 2018년 13개로 3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한데다, 예상치 못한 ‘사드(THAAD) 사태’ 변수까지 덮치면서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높은 송객수수료와 무리한 판촉 마케팅 등으로 인한 출혈 경쟁도 사업성을 불투명하게 만들었다.

◇ 백화점사업 강화 및 신규 사업 확대 총력

결국 갤러리아 측은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면세점 특허 만료를 앞두고 오는 9월 여의도 갤러리아63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갤러리아 측은 “이 같은 결정은 백화점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동력 채비를 본격 추진하려는 경영적 판단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면세점 사업을 지속하더라도 이익 구조 전환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 한시라도 빨리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 하기 위해 오는 9월 면세점 영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갤러리아는 남은 기간 동안 세관 및 협력업체와 긴밀한 협의를 통해 원만하게 면세점 영업을 정리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갤러리아는 이번 결정으로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법인의 재무건전성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면세점 철수 시점에는 유형자산 및 재고자산의 처분으로 인한 일시적인 비용 지출이 예상되지만, 2020년부터는 면세 사업의 불확실성은 제거하고 기존 사업과 신규 사업의 영업 실적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영위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면세사업의 정상화가 조속히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새로운 사업 추진을 위한 재원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돼 미래 성장성 확보를 위한 판단을 내렸다”며 “비효율 사업은 정리하고 백화점과 신규 사업 중심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향후 백화점사업에 강화하고 신규 사업 확대에 역량을 집중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먼저, 2020년 초 ‘제 2의 명품관’이 될 갤러리아 광교점을 오픈한다. 갤러리아의 아이덴티티를 총 집결한 갤러리아 광교점을 통해 백화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업장별 No.1 입지 수성을 위해 리뉴얼도 본격화한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는 ‘중부권 No.1 백화점’의 위상을 공고히 하기 위해 지난 12월 ‘퀀텀점프’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루이비통 리뉴얼 오픈 등 충청 지역 내 유일한 명품 브랜드 MD를 더욱 강화하고, 오는 8월에는 프리미엄 식품관을 리뉴얼 오픈하는 등 백화점 외형 확대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 현대차증권 “면세점 철수 긍정적… 3분기 이후 주가 주목”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신규 비즈니스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다년간 축적된 프리미엄 콘텐츠와 VIP 고객 자산을 활용, 그간 국내 유통 업계에서 볼 수 없던 새로운 ‘스트릿 플랫폼’을 선보이는 것. 회사 측은 “백화점을 벗어난 도심 공간에 핵심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신개념 플랫폼을 구축, 백화점 사업 모델의 새로운 가능성과 대안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브랜드 사업 확대를 통한 신규 콘텐츠도 강화한다. 갤러리아는 지난 3월,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글로벌 패션사업부’를 신설, 독립 조직 체계를 정립하여 본격적으로 브랜드 사업 기반 구축에 나섰다. 포레르빠쥬, 스테파노리치 등 단독 브랜드를 전개해온 갤러리아는 오는 2020년 새로운 독점 브랜드 런칭을 시작으로 브랜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업 구조 개편을 통한 안전성 확보로 갤러리아는 향후 2022년까지 전사 매출 4조원 목표 달성에 한 보 더 전진했다”며 “업계 트렌드를 선도해온 갤러리아의 잠재력을 발휘하여 차별화된 ‘뉴 콘텐츠, 뉴 플랫폼’ 개발로 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종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사업 철수가 마무리되는 4분기부터 실적을 개선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올해 9월까지 면세점 사업을 영위하는 관계로 인해 올 3분기까지는 실적 모멘텀이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4분기에는 적자사업 부문 철수로 큰 폭의 영업이익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순수 백화점 사업을 통해 2020년부터는 안정적인 이익창출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박 연구원은 “2020년 수익예상 기준 기준 P/E는 7.6배, P/B는 0.7배 수준으로 밸류에이션 매력이 양호하다”며 “올해 3분기까지 면세점 사업 적자 지속을 감안하면 부진한 주가수익률이 불가피할 것이지만 이후 개선될 영업실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