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대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장에 오른 강태선 회장의 블랙야크가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네이버 지도
제2대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장에 오른 강태선 회장의 블랙야크가 첫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 네이버 지도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블랙야크가 아웃도어 침체 역풍을 맞으며 ‘이빨 빠진 야크’ 신세가 돼 가고 있다. 차갑게 식어버린 국내 아웃도어의 인기에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나우’의 부진이 겹치면서 지난해 사상 첫 적자를 기록했다. ‘내 코가 석자’인 상황에서 블랙야크 강태선 회장은 업계 맏형 역할을 맡아 어깨가 더 무거워지게 됐다. 

◇ 아웃도어 협회 ‘2대 회장’ 오른 강태선 회장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이 국내 아웃도어 업계 맏형이 됐다. 지난달 열린 ‘2019 한국아웃도어스포츠산업협회 정기총회’에서 강 회장은 콜핑 박만형 회장으로부터 바통을 이어 받아 2대 회장직에 올랐다. 앞으로 3년간 강 회장은 세계 2위 규모를 자랑하는 국내 아웃도어 산업의 발전에 힘쓰게 된다.

강 회장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최근 4~5년 간 아웃도어 거품이 걷히면서 업계 전반에 활기가 떨어졌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2014년 7조원을 찍은 후 2015년 6조8,000억원, 2016년에는 6조원, 2017년 4조7,500억원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축소되고 있다.

캐시카우였던 롱패딩의 인기가 예전만 못해지고, 상대적으로 온화해진 겨울 날씨 등으로 인해 침체 국면에 빠진 아웃도어 업계는 ‘제2의 부흥기’를 도모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미세먼지 차단을 강조한 기능성 의류, 피싱 웨어 등 ‘영역 파괴’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아웃도어 인기 회복의 중대 분수령이 될 올해, 관련 산업의 수장을 맡은 강 회장의 역할론이 더 주목받는 이유다.

◇ 야심작 ‘나우’ 부진에 첫 적자 쓴 맛

하지만 강 회장은 ‘제 코가 석자’인 상태다. 블랙야크는 경쟁사 대비 유독 눈에 띄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년 간 주요 실적 지표(연결기준)가 모두 감소하면서 업황 흐름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6,000억원을 바라보던 매출은 2014년부터 꺾이기 시작하더니 지난해 3,869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같은 기간 1,000억원이 넘던 영업이익도 매년 줄어들다 마이너스 15억원에 도달했다. 

반면 노스페이스를 운영하는 영원무역은 지난해 2조원대 매출을 수성함은 물론, 영업익을 11% 가량 신장시키면서 업계 1위의 저력을 보여줬다. 또 네파는 예년 수준인 3,729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익을 무려 전년 대비 45% 증대시키는 호실적을 거뒀다. 

블랙야크가 첫 적자의 쓴 맛을 보게 된 건 ‘나우’의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4년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미국 포틀랜드 태생의 나우는 블랙야크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 블랙야크는 나우를 인수한 2014년부터 실적이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실제 지난 5년간 나우는 단 한 차례의 당기순이익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 기간 누적된 당기순손실액은 264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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