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원내대책회의에 나경원 원내대표가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여야정 국정 상설협의체에 참여하는 주체를 놓고 여야 간 ‘기싸움’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여야정 협의체가 청와대 주재로 꾸려졌기 때문에 당초 합의된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국회에서의 논의가 대부분 원내교섭단체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관행을 토대로 민주당·한국당·바른미래당 3당 원내대표만 참석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요구하고 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여당이) 원내교섭단체 3당 여야정 협의체는 극구거부하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5당 범여권 협의체를 고집하고 있다”며 “그런 기준이라면 지금 국회에 있는 민중당과 대한애국당은 왜 포함시키지 않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비교섭단체인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범여권’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여야정 협의체 내 논의를 정부여당에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 가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비판이다. 민중당과 애국당은 각각 1석을 보유한 원내정당이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정국을 풀겠다는 게 (여야정 협의체의) 의도라면 당연히 교섭단체 원내대표들과 만나는 여야정 협의체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결국 순리대로 풀자는 우리의 주장에 대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옹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 이상 속 좁은 정치로 ‘내편 챙기기’에만 골몰하지 말고 쓰디쓴 비판 목소리도 듣고 야당의 제안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귀 기울여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은 비교섭단체인 평화당과 정의당의 양해를 전제로 교섭단체 3당이 참여하는 여야정 협의체를 청와대에 건의할 수 있다고 여지를 두고 있다.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나 국회 현안을 해결하겠다고 하는 확답이 있다면 저희가 청와대에 여야정 협의체를 3당으로 하는 안을 건의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한국당은 “여당의 책임 있는 조치가 우선”이라고 맞서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저희도 국회를 열어서 국회에서 논의를 하고 싶다. 결국은 정국이 꼬인 것에 대해서 여당의 책임 있는 조치가 먼저 되어야 한다”며 “여당은 추경 때문에 (국회 정상화가) 급하다고 하는데 추경 내용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으로 재해·재난 추경은 사실상 거의 없다. 추경은 핑계에 불과하다. 결국 잘못된 부분을 바로 잡는 조치가 없이는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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