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이 틀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내부의 희생양 찾기, 이에 따른 과잉 충성 경쟁을 전망하며 당분간 군사적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 뉴시스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구상이 틀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북한 내부의 희생양 찾기, 이에 따른 과잉 충성 경쟁을 전망하며 당분간 군사적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좌절감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단적인 예가 “우리 정부에 대한 비난과 불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개성공단 재가동을 촉구”하는 한편 “대남선전매체 ‘메아리’는 식량지원을 빗대 생색내기를 하지 말라며 비난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태영호 전 공사는 13일 자신의 블로그(태영호의 남북동행포럼)에 이같이 밝히며 “(북한이) 우리 정부에 동족에 대한 ‘예의’를 갖추라고 한 것은, 식량을 주겠으면 빨리 주면 되지 시간만 끌면서 준다고 소문만 내 ‘북한을 약자로 남한을 강자로’ 보이게 하는 구도를 만들지 말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시 말해, 북한의 요구는 “식량을 받아도 당당히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후다. 태영호 전 공사는 “북한의 ‘생색내기’라는 비난에도 우리 정부가 식량지원을 계속 검토해 나간다니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는 약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했다. 여기에 중국, 러시아와의 원활하지 못한 관계가 자극이 될 수 있다. 그는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후 오히려 군사행보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하며 “뚜렷한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전망은 밝지 않다. 태영호 전 공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바라던 대로 흘러가지 않으면 북한 내부에서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희생양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이 커져 부서마다 강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식으로 과잉충성을 할 것”이라면서 결국 “김정은 위원장으로서도 내부의 흐름에 떠밀려 군사적 행보를 계속 이어 나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태영호 전 공사는 “올해 상반년 안에는 비핵화 협상이나 남북 대화의 실마리를 찾기가 힘들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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