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MSD의 한 외국인 임원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MSD의 한 외국인 임원이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다국적 제약사인 한국MSD가 임원 성추문으로 뒤숭숭하다. 한 외국계 임원이 지난해 여직원에게 성추행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돼서다. 특히 사건 발생 이후 1년이 훌쩍 넘은 뒤에야 회사 측은 진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곱지 않는 시선이 쏠리고 있다. 

14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한국MSD 외국인 임원 A씨는 지난해 2월 충남 아산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여직원에게 성희롱을 가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이날 워크숍은 1박 2일 일정으로 이뤄졌다. A씨는 저녁식사 후 이뤄진 술자리에서 술에 취해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일부 직원에게 과자를 던지며 입으로 받아먹도록 종용을 하는 것은 물론, 여직원에게 신체 접촉을 가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다. 심지어 숙소에 도착한 뒤엔 한 여직원을 자신의 방으로 들어오라고 여러 차례 강요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A씨의 행동은 제보를 통해 다음날 인사부에도 보고됐지만, 이후 별다른 조치가 가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최근에야 사건 진상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MSD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입장을 극도로 아끼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MSD 측은 “개별 사안에 대해서는 대외비이므로 드릴 말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희롱 사건에 대한 회사의 기본 방침을 설명했다. 한국MSD 측은 “회사는 직장 내 차별, 괴롭힘, 희롱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며 “직원들에게 안전하고 존중받는 업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은 회사의 최우선 순위 중 하나다. 회사는 성희롱 및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사실로 확인되는 경우 매우 엄격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사건에 대한 후속 조치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 지에 대해선 ‘대외비’라는 이유로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어 의문을 낳았다. 

한국MSD는 글로벌 제약사인 MSD의 한국법인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수평적인 조직문화와 가족친화적 근무 환경을 인정 받아 포브스코리아가 꼽은 ‘한국의 일하기 좋은 기업’에 6번째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화려한 명성과 달리, 내부에선 잡음이 새어나고 있다. 근무환경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외부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연차수당 미지급 문제도 도마 위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지난해 11월, 설립 24년만에 한국MSD에 노동조합이 탄생했다. 이들은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며 적극적인 교섭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낮은 정규직 전환율, 외부 모니터링 시스템(Self-assurance) 불합리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외부 모니터링 시스템은 영업사원이 의사나 고객을 상대로 제품설명회 등의 행사를 진행할 경우 외부업체가 현장을 모니터링하는 제도다. 이를 두고 영업직원들 사이에선 과도한 업무 감시가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임원 성희롱 논란까지 추가되며 내부 분위기는 더 뒤숭숭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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