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속옷업체'  BYC가 SPA 브랜드와 신규 경쟁사의 등장에 대항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 / BYC 유뷰트 광고 캡쳐
'1세대 속옷업체' BYC가 SPA 브랜드와 신규 경쟁사의 등장에 대항하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골몰하고 있다. / BYC 유튜브 광고 캡쳐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BYC가 토종 속옷 브랜드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고기능성 소재 개발과 유형자산 매각 등을 통해 수익 재고에 전력하고 있는 BYC의 수장이 3년 만에 교체되면서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지난해 선방한 BYC, 대표 교체로 분위기 쇄신

지난해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BYC가 분위기 쇄신에 나선다. 지난 3년간 회사를 이끌어 온 섬유사업부장 출신의 유중화 전 대표를 이어 전산실장을 지낸 고윤성 신임대표가 새롭게 선임되면서 활력이 불어넣어지고 있다.

‘1세대 속옷업체’를 대표하는 BYC는 지난해 간신히 체면치레에 성공했다. 지난 수십 년간 국내 속옷 산업의 발전을 함께 이끌어 온 경쟁사들이 부진의 늪에서 계속 허우적거리고 있는 사이 실적을 반등 시키며 이름값을 해냈다.

남영비비안이 1년 만에 다시 적자전환된 반면 BYC는 전년 대비 영업익을 23% 개선시키며 200억원의 문턱을 다시 넘어섰다. 당기순이익 또한 같은 기간 47% 늘어난 91억원을 남겼다. 쌍방울은 6억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흑자 전환하는 데 만족해야했다. ‘보디가드’의 좋은사람들의 영업흑자 규모도 25억원에 그쳤다.

이는 시장 상황 변화에 맞춘 고기능성 소재 개발과 마케팅 전략 덕분으로 풀이된다. BYC가 지난 8년 전 선보인 ‘보디히트’는 유니클로 히트텍의 대항마로 떠올랐다. 여름 시장을 겨냥해 내놓은 ‘보디드라이’는 에어리즘의 맞수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청춘스타 지수와 김영광 등을 내세워 TV광고까지 내보내는 전폭적인 지원이 보디히트와 보디드라이의 시장 안착을 지원했다.

하지만 BYC 역시 여전히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아직 유니클로의 히트텍이 ‘국민 내복’으로 자리 잡기 전인 2010년 초반대의 실적에는 못 미치는 성적이다. 히트텍의 공세가 본격화되던 무렵인 2010~2012년 BYC는 매년 300억원을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남겼지만 현재는 그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다. 250억원 가량의 당기순이익도 1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 연예인 마케팅에도… 여전히 답답한 내수‧수출길

단순히 주요 실적 지표들의 숫자만 줄어든 게 아니다. 종속 산업과 해당 기업의 지속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수익성 회복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에 다다르던 영업이익률은 2015년 12%까지 떨어진 끝에 이듬해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 비록 지난해 11%로 다시 회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남는 게 많은 장사’로의 전환이 시급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유니클로와 같은 SPA 브랜드의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으며, 여기에 신규 업체들이 대형마트와 TV홈쇼핑 채널 등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면서 갈수록 경쟁은 치열해지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중국산 저가 제품의 공세에도 시달리고 있는 판국이다. 또 속옷 라인을 늘려나가고 있는 의류 브랜드도 경쟁 상대가 됐다.

이로 인해 BYC, 르송, 스콜피오 등 전체 매출의 65% 이상을 차지하던 봉제품의 지난해 비중은 37%까지 하락했다.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봉제 수출과 내수 모두 타격을 입게 된 것이다.

BYC 관계자는 “변화된 경영 환경으로 인해 업계 모두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서도 “TV광고 등 판촉 활동을 지속하면서 자사 제품을 알아봐주시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으며, 3년 전 오픈한 공식 온라인 사이트를 통한 구매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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