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수사 당시 합수부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두고 공방을 벌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안쓰럽다고 말했다. / 뉴시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수사 당시 합수부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두고 공방을 벌인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안쓰럽다고 말했다. / 뉴시스

시사위크=소미연 기자  변절자는 누구인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의 공방은 1980년 서울의 봄을 떠올리게 했다. 그 해 5월 15일 서울지역의 대학생 10만여 명이 서울역 광장으로 모여 계엄군 철폐를 외쳤다. 이들의 시위는 자진 해산으로 마무리됐으나, 훗날 ‘서울역 회군’이라는 아쉬움을 남겼다.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이었던 심재철 의원은 해산을 결정했다. 같은 학교 대의원회 의장이었던 유시민 이사장은 해산에 반대했다. 역사적 평가는 각자의 몫이다.

하지만 심재철 의원은 “역사적 진실을 예능으로 왜곡해선 안 된다”며 유시민 이사장을 비판했다. 유시민 이사장이 지난달 20일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학생운동 당시 진술서를 잘 써서 비밀조직에 속한 동지들을 지킬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작가로서의 재능을 발견했다”고 말한데 대한 반박이었다. 

두 사람의 공방에서 쟁점이 된 것은 유시민 이사장이 합수부(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에서 작성한 진술서다. 심재철 의원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유죄 판결문에도 유시민 이사장의 이름이 핵심 증인으로 판시됐다고 밝혔다. 이에 유시민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학내 비밀조직을 배후로 언급하지 않기 위해 이미 노출된 학생회 간부 명단을 내세워 허위 작성한 것으로 주장했다.

도리어 유시민 이사장은 “심재철 의원이 안쓰럽다”고 말했다. 그는 14일 tbs교통방송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본인(심재철 의원)이 주관적으로 매우 억울했나보다고 생각한다”면서 “서울역 집회를 자진 해산한 것을 오로지 심재철 책임인양 비난하는 목소리가 많았고, 한국당에 가서 정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도 배신자 프레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시민 이사장은 “누구도 그 당시 관련자들이 대놓고 그것에 관해 얘기한 적이 없는데 왜 자꾸 본인이 꺼내느냐”고 반문한 뒤 “그때 일이 본인에게 굉장히 깊은 상처를 남겼고 그게 트라우마가 됐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그는 심재철 의원을 사석에서 따로 만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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