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19 21:05 (금)
‘옥새파동 반복되면 필패’… 총선 앞둔 한국당, 공천 혁신 고심
‘옥새파동 반복되면 필패’… 총선 앞둔 한국당, 공천 혁신 고심
  • 은진 기자
  • 승인 2019.05.15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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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新정치혁신특위와 여의도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공천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공동세미나에서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新정치혁신특위와 여의도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공천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공동세미나에서 신상진 신정치혁신특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은진 기자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 신분이었던 20대 총선 당시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의 전신)의 공천에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대통령으로서 정당제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행해야 할 책임을 갖고 있음에도 20대 총선을 앞두고 특정 세력을 배척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인물을 다수 당선시키고자 지위를 이용해 조직적으로 공천에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21대 총선을 앞둔 자유한국당에 ‘공천 혁신’이 화두다. ‘옥새파동’과 ‘공천학살’ 논란이 일었던 새누리당 시절 공천을 반복해선 안 된다는 자성의 목소리다.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쪼개졌음에도 20대 총선에서 제1당이 되지 못한 것 역시 공천 과정에서의 분열과 잡음 때문이라는 판단이다. 한국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장외투쟁으로 잠시 중단된 공천혁신 작업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전문가들의 고견을 듣는 ‘공천혁신, 어떻게 할 것인가?’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당 신(新)정치혁신특별위원회와 여의도연구원 공동주최로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선 한국당의 과거 공천 작업을 돌아보고 21대 총선 공천을 혁신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지난 20대 총선 공천처럼 하면 안 된다”는 점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지난번의 ‘패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천작업을 조기에 서둘러서 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 “지난 공천은 막장” 자성… 전문가들 ‘조기공천’ 제언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상진 의원은 “20대 공천은 ‘막장공천’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박 전 대통령) 탄핵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는 문제점이 아주 많았던 공천이었다”며 “2020년 21대 총선 공천에서는 당 대표나 당 실세라고 불리는 분들이 공천권을 내려놓고 룰과 절차에 입각한 공천이 필요하다. 그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선거에) 임박해서 하다보면 눈에 띄는 사람들, 계파를 중심으로 (공천을) 챙기게 된다”고 했다.

한국당은 신정치혁신특위 산하 공천혁신소위원회를 중심으로 공천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위는 오는 6월까지 21대 총선 공천의 대략적인 틀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공천혁신소위는 최근 과거 공천 사례를 토대로 장·단점을 추리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한다.

공천혁신소위 위원장인 김선동 의원은 “선거 때마다 중요하다고 하지만 다음 총선은 굉장히 중요하고 총선 그 자체보다도 공천이 중요한 시점”이라며 “총선 공천에 두 가지 목표가 있다면 나라를 바로 세우는 공천, 두 번째로는 국민을 통합시키고 국민을 대변할 수 있는 의회 세력을 구축하는 총선이 돼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소위원장은 “한국당의 여건이 나쁘지 않다. 저희는 야당이라 청와대가 없다. 공천할 때 객관적이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됐다. 둘째는 황교안 대표가 들어서고 나서 당내 계파 얘기를 듣지 못했다. 계파가 없다는 것은 좋은 여건 속에서 공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있다는 게 우리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며 “과거에 보면 큰 어려움 속에서 성과를 냈던 공천도 있었고 좋은 여건 속에서 낭패를 자초했던 경험도 있다. ‘이기는 공천’과 원칙과 투명한 공천, 이른바 ‘원투공천’을 잘 준비해서 당이 승리하는 데 밑거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조기공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유권자에게 충분한 시간을 제공하는 조기공천이 중요하다. 20대 총선에서 지역구 예비후보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사람은 1,668명으로 정당별로 보면 새누리당 736명, 더불어민주당 350명, 국민의당 284명이었다. 그런데 당시 새누리당 11명, 민주당 9명, 국민의당 11명의 공천관리위원으로 30여 일 동안 253개 지역구 후보를 심사했다. 후보등록 직전에야 공천이 완료되기도 했다.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공천이었다. 따라서 유권자가 후보를 충분히 알고 비교할 수 있는 조기공천이 시행돼야 한다”고 했다.

20대 총선 때 새누리당 공천위원이었던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공천은 물론 경선룰에 대한 작업도 신속하게 확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실장은 “룰에 대한 서로의 이견을 조금씩 조율해나가기 위해 당내 경선룰을 논의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지역구 공천관리위원회도 정해진 룰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적어야 공관위 내·외부를 둘러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총선 본선에서 당 후보자들이 가급적 빨리 자유롭게 뛰려면 2020 공천도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했다.

송평인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보수세력이 사실상 한국당과 바른미래당·대한애국당으로 분화한 상황에서 ‘선거연대’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송 논설위원은 “한국당은 이번에 사실상 처음으로 보수 진영이 분열된 가운데 총선을 맞는다. 한국당은 정체성을 고집할 때가 아니라 분열된 보수 진영을 아우를 수 있는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하면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 과감한 선거연대를 염두에 둬야 한다. 한편으로는 태극기 부대를 포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바른미래당의 보수세력에게 양보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공천이 곧 당선인 선거구에서 과거 계파 갈등의 주역이었던 인물에 대한 확실한 청산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공천소위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를 초빙해서 다음 총선의 의미와 총선 준비 방향을 설정하는 논의를 진행했고 실무적인 부분은 조금 더 시간을 갖고 논의를 할 것”이라며 “특위에서 전체적인 틀을 잡으면 소위가 세부적으로 가다듬는 작업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소위원장은 “우리 당이 민의에 기초해서 참여할 수 있는 것들을 제도적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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