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지역 주류업체 보해양조가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반전 시키고 있다. / 보해양조 홈페이지 갈무리
광주 지역 주류업체 보해양조가 지난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반전 시키고 있다. / 보해양조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침체에 빠진 토종 주류업체 보해양조가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수 있을까. 실적 악화로 인해 구조조정까지 감행하는 등 경영정상화의 고삐를 당기던 보해양조가 반등 조짐을 보여 업계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 턴어라운드?… 쾌조의 스타트로 반전

보해양조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며 지난해 어닝쇼크의 충격에서 서서히 벗어나는 모양새다. 지난 14일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보해양조는 6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지난해 1분기 7억원 가량의 당기순손실도 플러스(8억) 전환시켰다.

보해양조는 2015년 탄산주 열풍을 몰고 온 ‘부라더소다’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면서 실적이 꺾이기 시작했다. ‘술탄오브콜라’(콜라칵테일), ‘언니네브루스’(장미향 소주), ‘아홉시반’(저도 소두) 등 실험성이 강한 제품들을 내놓았지만 시장에서 큰 반향을 불러 모으지 못했다. 여기에 ‘보해 3세’ 임지선 대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수도권 진출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고, 결국 지난해 110억원의 거대 영업손실을 남겼다.

비록 단순 매출 규모는 소폭 줄었지만, 한 해 실적을 가름할 1분기를 흑자로 매듭지었다는 건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특히 보해양조는 첫 사업 분기에 ‘남는 장사’를 했을 경우, 그 해 흑자로 최종 마무리 지은 경험이 많다는 점에서 지난 3개월간의 성과가 가진 의미는 남다르다. 보해양조는 지난해를 포함해 1분기 영업손실이 발생했던 2016년에도 60억원의 적자를 남긴 바 있다.

보해양조는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적자의 고리를 끊어내는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전년 동기 대비 4억원 가량 많은 금액이 매출원가로 잡히면서 매출원가율이 4%p 뛰었다. 그러나 커진 원가 부담을 판관비 비용을 줄여 만회했다. 매년 70억원 이상 넘게 지출되던 판관비를 54억원 수준으로 경감시켰다. 매각설이 나돌 정도로 회사 사정이 나빠진 상황에서 허리띠를 졸라 맨 효과를 제대로 본 셈이다.

◇ 가격인상에 선 긋기… 빛 보는 자구노력

영업활동비와 광고선전비 등 판촉‧마케팅 비용을 1년 전보다 8억 가량 줄였다. 인건비 부담도 덜었다. 지난해 1분기 22억원으로 책정된 급여는 올해 1분기에 1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보해양조가 최근 실시한 구조조정에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보해양조는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해 권고사직과 희망퇴직을 단행했는데, 지난해 초 261명이던 보해양조 정규직 근로자는 올해 209명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학, 대선주조 등 지역을 대표하는 주류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서 보해양조의 반등 소식은 분명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보해양조는 수익개선 ‘치트키’인 가격 인상 없이 자력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소비자들로부터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12일 보해양조는 “잎새주에 대한 충성고객 등을 생각해 가격 인상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일각에서 제기된 가격 인상설을 잠재웠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자구노력이 성과로 나타나면서 내부 분위기도 한층 밝아진 편”이라며 “지역에서 ‘위드보해’ 프로젝트 등 지역 회사를 살리자는 시민들의 응원이 계속되고 있어 남은 분기에도 호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 이달 자료를 보면 전년 보다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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